한국과 미국 재계 인사들의 연례 회의인 한-미 재계회의 제11차 총회가
15일 서울에서 개막된다.

이번 회의는 미국의 거물급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데다 김대중
대통령 미국방문 직후 열린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한투자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축하리셉션에는 USX의 토머스
어셔 회장, 모토로라의 딕 하임리히 부사장 등 미국 재계를 대표하는
경영자들이 참석했다.

특히 모토로라의 하임리히 부사장은 한국통신사업자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
(M&A)을 검토중이라고말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한보철강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던 USX의 어셔 회장은
"한보철강에는 관심이 없다"며 입찰불참의사를 시사하는 등 대한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 한미재계회의 한국위원장인 구평회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이 자리
에서 "오는 17일 김대중대통령이 경제단체 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구조조정에 대한 재계의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은 이날 "김대통령이 오는 17일 청와대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 대표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며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방미 결과 설명하고 경제개혁에 대한 재계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전경련, 상의, 무협,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기존 경제5단체와 농협중앙회 등 6개 단체의 회장,
부회장들이 초청됐다고 구 회장은 덧붙였다.

이와관련, 김대통령은 조만간 대기업, 중소기업 대표들과도 만나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이동통신장비업체인 미국 모토로라의 하임리히 부사장은
"한국 통신사업자를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하임리히 부사장은 그러나 M&A 대상업체를 선정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으며 모토로라 자체적으로 검토중일 뿐"이라고 강조
했다.

그는 또 한국이나 북한에 대한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한국에 대한 투자
계획은 이미 지난달 발표한 일정에 따라 추진중이며 북한의 경우는 미국
기업의 진출자체가 불허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보철강의 유력한 인수업체로 거론됐던 미국 최대 철강업체 USX가
한보철강의 국제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USX의 어셔 회장은 이날 환영 리셉션에서 "USX는 한보철강 인수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어셔 회장의 이번 발언은 한보철강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USX의 공식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한보철강 국제입찰이 선진
업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어셔 회장은 "한보철강의 생산품목과 USX가 생산하는 제품은 다르고 관심
부문도 전혀 다르다"면서 "한보철강 인수를 위한 국제입찰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어셔 회장은 또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아무런 검토도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USX는 포항제철에 한보철강 공동인수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날 리셉션에는 구회장외에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유상부
포철회장, 조석래 효성그룹회장, 이태섭 자민련국회의원, 홍인기 증권거래소
이사장 등이 한국측 대표로, USX의 토마스 어셔회장, 모토로라의 딕 하임리히
부사장, 링컨일렉트릭의 토니 모사로 회장, RTKL어소시에이트의 해럴드
애덤스 회장,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리처드 애그니히 부사장 등이 미국측
대표로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오는 16일까지 계속되는 한미 재계회의에서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양국재계의 협조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 이익원 기자 iw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