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제2의 금융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자딘플레밍증권의 스티븐 마빈(43) 조사담당이사는 최근의 한국경제
움직임과 관련, 이같이 강조한다.
국내에서는 엔값 급락을 계기로 제2외환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외환위기보다는 금융위기가 더욱 빨리 닥쳐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우려다.
부실채권을 가득 안은채 재무구조의 취약성을 노출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구조조정부터 처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마빈 이사는 지난 5월 "단말마의 고통(Death Throes)"이라는 한국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구조조정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 주가가 종합주가지수
300선 밑으로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고 일찌감치 예측했던 장본인이다.
그는 "부실한 대기업을 우선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금융기관의 부실화가 심화돼 올 가을쯤에는 외환위기에 앞서 금융위기가
먼저 닥쳐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금융기관의 정상화를 앞당기려면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하고도 알맹이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강조사항이다.
또 금융기관을 정상화시키지 않고서는 외국인의 발걸음도 되돌릴 수 없다고
지적한다.
같은 형편에 있는 다른 아시아국가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외국인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그는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연초 구조조정 등 한국의 경제개혁에 대해
부푼 기대를 갖고 투자에 나섰다.
지금 외국인들의 철수움직임은 아시아경제에 대한 불안감 탓도 있지만
이런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했던게 주요인"이라고 덧붙였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