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주식 매도공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엔.달러환율의 약세가 이어지며서 한국시장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마저 일고 있다.

빅딜얘기까지 거론되는 등 국내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순매도규모 =외국인은 지난1월 1조6천억원 2월
2조1천억원 3월 5천억원 4월 1천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상황이 바뀌어 이달들어서는 11일 현재 1천5백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5월 한달의 8백33억원 순매도에 비하면 급속한 증가속도다.

특히 5월25일 외국인 투자한도가 폐지됐지만 매도공세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한도폐지 첫날 1천1백억원을 순매수한이후 연일 순매도를 지속하고 순매도
규모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우량주까지 팔아치운다 =외국인들의 순매도추세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
15일부터.

또 삼성전자 한전 등 대표적인 블루칩까지 순매도하고 있어 불안감을
더해 준다.

5월15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삼성전자를 8백1억원어치나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한전(4백87억원) 삼성전관(3백46억원) 주택은행(2백66억원) LG전자
(1백79억원) 신한은행(1백27억원) 에스원(75억원) 대우통신(71억원)
국민은행(59억원) 메디슨(28억원) 등을 팔아치웠다.

증권업계관계자들은 "블루칩까지 순매도에 나섰다는 점은 심상치 않다"며
"아시아시장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줄이면서 한국의 투자비중도 축소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계 헤지펀드인 아팔루사펀드 등이 대거 매도에 나섰거나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게다가 모건스탠리증권은 더욱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글로벌 투자전략
보고서를 9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달러환율상승으로 연말 원.달러환율이 1천7백원대에 이를 것이라며
이에 대비, 지속적인 "매도"투자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 =엔화 환율상승에 따른 아시아통화 및 증시추이가 관건이다.

엔저는 아시아전체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어 아시아가 외국인 투자자들로
부터 외면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홍콩의 내수경기 위축을 예견, 지난 5월중순께 소로스가 15억달러어치의
선물과 현물등을 팔아치웠다는 보도도 있었다.

합작증권사의 한 영업담당자는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의 구조조정 공기업
매각 등 국내 사정은 어느정도 호전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젠 엔.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아시아위기 재연우려로 외국인들은 계속 팔자물량을 쏟아낼 것"
으로 내다봤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