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을 고객의 주문에 맞춰 세계에서 가장 빨리 제작할 수
있는 기업" 국제통화기금(IMF)불황의 파고를 남보다 빠른 납기로 견뎌내는
주인공은 하이테크교덴(대표 정철)이다.

6층 PCB의 경우 제작기간은 평균 7일.

그러나 이 회사는 고객이 원하면 이틀만에 할수 있다.

가격은 2.5배 올라간다.

고부가가치 제품이 되는 것이다.

이 회사는 고객이 원하는 납기를 5단계로 세분화했다.

정 사장은 "고객이 편리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빠른 납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과 약속한 납기를 마추기 위해서 항공편으로 직원을 보내 직접
전달케 하기도한다.

IMF체제속에서도 이 회사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한 것은 이같은
전략덕이다.

96년 31억원이었던 매출은 97년에 68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1백20억원이
목표다.

휴일에 근무하고 평일에 쉬는 변형근로제를 이달초 도입한 것도 밀리는
주문을 소화하기 힘들어서다.

직원도 3월 이후에만 30여명을 더 채용, 1백70여명으로 늘었다.

하이테크교덴의 성장비결은 니치마켓에 대한 성공적인 공략에서도
찾을수있다.

이 회사는 다품종 소.중량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샘플용이나 특수용 PCB를 만드는 것이다.

국내에 이같은 기업은 2백여개나 있다.

그러나 20명 안팎의 종업원을 둔 영세기업이 대부분이어서 품질수준이
떨어진다.

덩치 큰 PCB업체들은 물량이 작다고 이 시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10여년 다니던 모 PCB업체를 떠나 PCB 외주업체 하이테크전자를 창업한
정 사장은 지난 96년 일본 교덴그룹과 50대 50으로 합작,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성공하려면 기술과 자본이 있어야 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하이테크교덴이 10억원을 투자, 오는 8월 50미크론m(1백미크론m=0.1mm)
회선폭의 PCB라인을 설치하는데도 교덴그룹의 도움이 컸다.

LCD기판 캠코더등에 쓰이는 이 제품은 일본 교덴이 지난해 처음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정 사장은 경영의 투명함이 교덴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외자유치에 나서는 기업들이 새겨둘얘기다.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