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가 일으킨 회오리바람이 주식시장을 강타했다.

미.일 재무차관회담에서 엔화가치 하락에 대한 새로운 합의가 없고 선진
7개국(G7)회의에서 엔저와 관련된 의제가 상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대량의 매물을 불러냈다.

홍콩 대만증시가 폭락하고 호주 대만 달러가 급락세를 보이는 등의 아시아
금융시장 동요는 국내 증시에 고스란히 이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엔저에 따라 수출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포철 삼성전자 삼성전관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장중내내 매물을 쏟아냈다.

구조조정 성과가 가시화되는 금융주와 외자유치 관련주 중심으로 일반인의
매수세가 펼쳐졌으나 "팔자"물량을 감당하지 못했다.

공공법인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검토 소식은 반짝성 호재에 그쳤다.

1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에 비해 14.68포인트 하락한 324.54로 마감됐다.

"사자"와 "팔자"세력간의 공방전이 치열하게 펼쳐진 끝에 거래량은
8천만주에 육박했다.

<>장중동향 = 선물6월물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매도차익거래 청산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에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오름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343부근에 걸쳐있는 25일 이동평균선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고 곧
내림세로 돌아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붓자 6일 이동평균선을
밑돌며 급락세로 이어졌다.

후장들어 홍콩 대만증시 급락 등 아시아증시 폭락 소식이 전해지며 하락폭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특징주 = 목재나무 기타제조업종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이 쏟아진 한전 삼성전자 포철등 대형주의 낙폭이
컸다.

한일 조흥 국민 상업은행이 거래량 1~4위를 기록하는 등 매매가 활발했으나
약세를 면치못했다.

외자유치계획을 발표한 한라그룹주와 통일그룹주는 강세를 나타냈다.

토지공사가 2차 기업보유 토지매입 계획을 발표하자 자산주인 성창기업
방림이 큰폭으로 올랐다.

외자유치가 추진되고 있는 제일화재와 조업이 재개된 동해펄프는 연이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