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출이 감소세로 반전됐다.

내수판매가 극도로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까지 줄어들어 자동차업계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지난 5월 자동차 수출이 14만3백22대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7% 줄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2월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적은 있으나 이는 설날연휴등으로
작업일수가 15~16일에 불과했던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올들어 실질적으로 수출이 줄어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수출 부진으로 1~5월중 자동차 수출은 모두 49만7천8백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나는데 그쳤다.

업계의 올해 전체 수출목표는 지난해보다 12.4% 늘어난 1백48만대.

그러나 5월까지 수출 부진으로 보아 목표달성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최근들어 엔화약세가 본격화되고 있고 해외 자동차경기도 침체돼
지난해 실적인 1백32만대를 넘기기도 벅찰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이미 일본업체들은 달러당 1백15엔의 환율
구조에서도 충분한 채산성을 확보해왔다"며 "앞으로 엔저가 거듭될수록
국내업체들의 어려움은 커져만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업체들의 가격공세는 이미 가시화돼 닛산자동차의 경우 수출가격을
3~4% 인하키로했다.

자동차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수출금융이 제대로 조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융기관들의 수출환어음 매입 기피가 장기화되는데 무턱대고 수출만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의 타격이 가장 심해 1~5월중 수출이 각각
22.0%와 42.1% 줄어들었다.

여기에 아시아지역 경제위기로 이 지역에 대한 수출 감소율이 96.3%에
이르고 있다.

미국지역 현지 재고조절과 자금난에 따른 부품공급 차질도 수출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에 수출 부진까지 겹쳐 어려움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수출환어음 매입난등 금융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자동차 수출 증대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