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그룹의 최순영 회장이 한일약품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8일 한일약품 고위 관계자는 "최근 거래소시장에서 한일약품 주식 15.63%
(44만6천1백66주)를 취득한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이 9일 열리는 정기주주
총회에서 경영권을 공식 인수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대표이사를 포함, 5명정도의 임원을 교체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약품 관계자는 "대표이사 교체는 확실하지만 임원진 교체범위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이사 사장에는 대한생명보험의 박성원 이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인수배경과 관련, 회사 관계자는 "이번 경영권 인수는 신동아그룹
차원이 아니라 최회장 개인 차원에서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 회장이 원래부터 제약업종에 관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최회장이 어쩔 수없이 이 회사 경영권을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대한생명 대생기업 등 신동아그룹 계열사들은 지난 4월 한일약품이 조만간
미국계 브리스톨마이어스사나 독일계 바이엘사에 인수될 것으로 보고 13.80%
의 지분을 매입했다.

신동아측의 이같은 지분율은 기존 대주주인 우정익씨(지분율 10.51%)보다
3.29%포인트 웃도는 것이다.

그러나 한일약품과 브리스톨의 M&A 협상이 결렬된 뒤 주가가 40% 가까이
떨어져 큰 손실을 보게 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가 아예 회사 자체를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장내에서 5만2천1백40주
(지분율 1.82%)를 추가로 매입, 지분율을 15.63%로 끌어올린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관련, 대한생명 비서실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