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가히 절대적이다.

존경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가장 대하기 어려운 상대이기도 하다.

기대와 기다림을 갖게 해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어느날 먼길을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아버지의 노고보다는
자신들에게 안겨줄 선물 보따리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

자기가 원하는 선물을 줄 것이라는 확신에 찬 기대다.

IMF체제가 6개월이 지났건만 극복을 위한 가닥은 아직 명쾌히 잡히지 않은
듯하다.

고통과 인내를 담보로 삼으라고만 한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투자자의 고통이란 담보를 요구하지만 미래는 그리 밝아보이지만은 않는
것같다.

미국 방문을 통해 경제외교를 펼칠 대통령이 한아름 선물 보따리를 갖다
주리라 잔뜩 기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