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경제난, 5가지 많은것과 적은것..최우석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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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석 < 삼성경제연구소 소장 >
(sericws@seri/samsung.org)
증시도 심상치 않고 외환도 불안하다.
지금의 경제 불안은 무슨 정책이나 운영, 또 몇몇인사의 문제라기보다
더 근본적인데 있다.
바로 나라 분위기, 국정시스템, 국민정서, 과거유산 등이 얽힌 것이다.
그중에서도 다섯가지의 많고 적음의 불일치가 대표적 문제거리다.
첫째 평론이 너무 많고 실행이 적다.
지금은 궁리하고 토론할 때가 아니라 실천할 때다.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은 대개 알고있다.
당장의 고통을 감수하고 사회 구석구석을 고치는 길밖에 없다.
바로 낡은 시스템의 개혁이다.
그러나 남이 하기를 바라고 스스로는 하지 않으려 한다.
방법을 둘러싸고 훈수는 오죽 많은가.
그 훈수란 것도 증오는 넘치고 애정은 모자란다.
30여년동안 굳어진 시스템을 두고 서슬 푸르게 책임추궁만 한다.
모두들 조금씩은 거들어 놓고 마치 딴세상에서 온 모양 평론만 하고
야단친다.
야단을 쳤으면 고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을 알려 주거나 뭔가 좀 도와주는
것이 애정인데 그것이 너무 없다.
또 특혜 콤플렉스는 오죽 많은가.
갖가지 명분은 다 내세우며 타박하는 사람만 많고 팔을 걷어붙이고 시작하는
사람이 드무니 결국 일이 진전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사공이 너무 많고 선장이 없다.
요즘같이 어려울 땐 책임지고 일을 끌어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공들이 너무 많아 선장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
선장의 권위가 파괴된데다 제도적으로 선장이 소신껏 일을 하기 어렵게
되어있다.
정책협조나 팀플레이가 잘 안된다.
제각기 실력자를 자처하는 사공들이 너무 많아 경쟁하듯 발언하고 약진하니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방침을 정할땐 신중하게 하되 한번 정한것은 끝까지 밀고가야 하는데
조금만 시비가 일어나도 흔들린다.
최근 청와대 수석도 맞바꾸고 개각 소문도 도는데 어떻든 선장이 제몫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윗사람의 신임과 사공들의 침묵, 협조가 긴요하다.
셋째 아마추어가 너무 많고 프로가 너무 적다.
경제를 운용하는 것은 아마추어 게임이 아니다.
교과서적 지식과 순수한 사명감만으로 경제를 다뤄선 낭패보기 쉽다.
지금의 한국경제는 흙탕물 속에 있는 기형 경제다.
응급 수술을 해야 한다.
고상한 아마추어보다 흙탕물 속에서 실전을 익힌 노련한 프로가 수술을
맡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흙탕물이 튀었다고 기피되는 분위기다.
또 최근엔 겁도 없이 아마추어들이 아무 자리에나 앉는다.
요즘의 인사시비도 지역성보다 아마추어성을 문제삼는 것이 옳을 것이다.
넷째 관심이 국내에 너무 많고 국외엔 너무 없다.
지금은 IMF체제여서 바깥일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경제를 살리고 죽이는 것은 바깥 사정에 달려있다 할 수 있다.
경제를 살리려면 미.일 등 우방의 신뢰와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최대의 국익을 얻어내는 것이 정치고 외교일
것이다.
지금 인도네시아에 난리가 나고 일본 엔화의 하락, 중국 위안화의 절하
가능성 등 아시아 통화정세가 심상치 않다.
속출하는 외환위기 때문에 미국의 신경도 곤두서있고 IMF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유럽단일통화 출범으로 새 기축통화론이 나오고 엘니뇨의 경제적 파장도
만만치 않다.
이 하나하나가 한국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데 나라 안의 관심은 온통
지방선거다.
바깥이 어떻게 돌아가든 안의 잣대로 재고 안의 계산으로 안의 싸움만 하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로 모든 것을 종합한다고 볼 수 있는데 정치가 너무 많고 경제가
너무 적다.
마치 IMF체제를 잊어버린양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가 횡행한다.
너무 표를 의식하다 보니 여러 눈치를 보게 되고 바른 결단을 못한다.
진정한 정치는 없고 증오와 원시적 대결만 난무한다.
이럴수록 코스트는 커지고 경제는 망가진다.
이것을 외국사람들이 주시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돈이 빠져나가고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눈앞에 닥친 선거에 정신이 빠져 그런데에는 무관심하다.
그야말로 선거는 있고 경제는 없는 것이다.
이와같이 다섯가지 많은 것과 적은 것이 서로 바뀌지 않는한 제2환란
회피는 어려울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일자 ).
(sericws@seri/samsung.org)
증시도 심상치 않고 외환도 불안하다.
지금의 경제 불안은 무슨 정책이나 운영, 또 몇몇인사의 문제라기보다
더 근본적인데 있다.
바로 나라 분위기, 국정시스템, 국민정서, 과거유산 등이 얽힌 것이다.
그중에서도 다섯가지의 많고 적음의 불일치가 대표적 문제거리다.
첫째 평론이 너무 많고 실행이 적다.
지금은 궁리하고 토론할 때가 아니라 실천할 때다.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은 대개 알고있다.
당장의 고통을 감수하고 사회 구석구석을 고치는 길밖에 없다.
바로 낡은 시스템의 개혁이다.
그러나 남이 하기를 바라고 스스로는 하지 않으려 한다.
방법을 둘러싸고 훈수는 오죽 많은가.
그 훈수란 것도 증오는 넘치고 애정은 모자란다.
30여년동안 굳어진 시스템을 두고 서슬 푸르게 책임추궁만 한다.
모두들 조금씩은 거들어 놓고 마치 딴세상에서 온 모양 평론만 하고
야단친다.
야단을 쳤으면 고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을 알려 주거나 뭔가 좀 도와주는
것이 애정인데 그것이 너무 없다.
또 특혜 콤플렉스는 오죽 많은가.
갖가지 명분은 다 내세우며 타박하는 사람만 많고 팔을 걷어붙이고 시작하는
사람이 드무니 결국 일이 진전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사공이 너무 많고 선장이 없다.
요즘같이 어려울 땐 책임지고 일을 끌어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공들이 너무 많아 선장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
선장의 권위가 파괴된데다 제도적으로 선장이 소신껏 일을 하기 어렵게
되어있다.
정책협조나 팀플레이가 잘 안된다.
제각기 실력자를 자처하는 사공들이 너무 많아 경쟁하듯 발언하고 약진하니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방침을 정할땐 신중하게 하되 한번 정한것은 끝까지 밀고가야 하는데
조금만 시비가 일어나도 흔들린다.
최근 청와대 수석도 맞바꾸고 개각 소문도 도는데 어떻든 선장이 제몫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윗사람의 신임과 사공들의 침묵, 협조가 긴요하다.
셋째 아마추어가 너무 많고 프로가 너무 적다.
경제를 운용하는 것은 아마추어 게임이 아니다.
교과서적 지식과 순수한 사명감만으로 경제를 다뤄선 낭패보기 쉽다.
지금의 한국경제는 흙탕물 속에 있는 기형 경제다.
응급 수술을 해야 한다.
고상한 아마추어보다 흙탕물 속에서 실전을 익힌 노련한 프로가 수술을
맡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흙탕물이 튀었다고 기피되는 분위기다.
또 최근엔 겁도 없이 아마추어들이 아무 자리에나 앉는다.
요즘의 인사시비도 지역성보다 아마추어성을 문제삼는 것이 옳을 것이다.
넷째 관심이 국내에 너무 많고 국외엔 너무 없다.
지금은 IMF체제여서 바깥일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경제를 살리고 죽이는 것은 바깥 사정에 달려있다 할 수 있다.
경제를 살리려면 미.일 등 우방의 신뢰와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최대의 국익을 얻어내는 것이 정치고 외교일
것이다.
지금 인도네시아에 난리가 나고 일본 엔화의 하락, 중국 위안화의 절하
가능성 등 아시아 통화정세가 심상치 않다.
속출하는 외환위기 때문에 미국의 신경도 곤두서있고 IMF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유럽단일통화 출범으로 새 기축통화론이 나오고 엘니뇨의 경제적 파장도
만만치 않다.
이 하나하나가 한국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데 나라 안의 관심은 온통
지방선거다.
바깥이 어떻게 돌아가든 안의 잣대로 재고 안의 계산으로 안의 싸움만 하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로 모든 것을 종합한다고 볼 수 있는데 정치가 너무 많고 경제가
너무 적다.
마치 IMF체제를 잊어버린양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가 횡행한다.
너무 표를 의식하다 보니 여러 눈치를 보게 되고 바른 결단을 못한다.
진정한 정치는 없고 증오와 원시적 대결만 난무한다.
이럴수록 코스트는 커지고 경제는 망가진다.
이것을 외국사람들이 주시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돈이 빠져나가고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눈앞에 닥친 선거에 정신이 빠져 그런데에는 무관심하다.
그야말로 선거는 있고 경제는 없는 것이다.
이와같이 다섯가지 많은 것과 적은 것이 서로 바뀌지 않는한 제2환란
회피는 어려울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