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의 수출감소에는 나라 안팎의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엔화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동남아 경제위기로 인한 아시아
시장의 위축 등 외부요인과 <>무역금융등 수출지원 미흡 <>노사관계 불안
<>내수부진의 연쇄적 영향 등이다.

특히 외부요인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수출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내부 요인의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태영 산업자원부 장관이 종합상사 사장단과의 간담회에서 무역금융확대와
내수진작을 위한 특소세 인하 유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것만으로 부족
하다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종합상사 관계자들은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IMF 극복전략에도 차질이
발생한다고 지적, 강력한 지원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역금융이 안된다=현재 은행권 수출환어음 매입실적은 IMF체제 이전의
70% 정도에 그치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BIS비율을 의식해 수출환어음매입을 기피하고 있다.

신생 무역업체들은 수출주문을 따놓고도 수출을 못하는 형편이다.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무역금융을 터주지 않기 때문이다.

터무니없이 많은 담보를 요구하는 탓에 아예 수출을 포기하기도 사례도
적지않다.

외국은행들도 이제는 복보증을 요구하고 나서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

<>가격경쟁력도 약해졌다=원화환율은 달러당 1천4백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엔.달러 환율이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엔.달러 환율 상승은 곧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제품의 가격경쟁력
상승을 의미한다.

철근같은 경우엔 수출시장은 물론 국내시장까지 일본제품에 빼앗길 형편
이다.

게다가 엔화환율은 쉽게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종합상사 관계자들은 달러당 1백50엔대의 상황이 발생하면 살아남을 업종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시장을 잃어간다=인도네시아 사태와 외환위기로 우리의 주요수출시장중
하나인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율이 둔화되고 있다.

홍콩과 말레이시아까지 마이너스 성장으로 반전된 상태다.

금을 뺀 전체수출이 4%의 신장세를 나타낸 지난 1-4월중에도 대동남아수출
은 27.1%나 줄어들었다.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구매력 약화로 동남아에 대한 수출은 앞으로도 큰폭
의 감소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출을 하고도 대금을 제대로 받지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동남아 수출미수금은 현재 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EU 등지로의 수출도 반덤핑제소 등으로 큰폭의 신장세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철강과 석유화학제품은 이미 덤핑조사를 받고 있다.

<>산업기반이 위태롭다=기업체들은 수출과 내수를 오가며 활로를 찾는게
일반적이다.

수출이 안되면 내수에서 도움을 받아 다시 수출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수시장에서 수출부진의 돌파구를 찾는다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
하다.

따라서 수출부진은 곧 산업기반의 붕괴로 이어지게 돼있다.

자동차가 대표적인 사례다.

내수가 바닥수준이고 수출마져 둔화되면서 자동차업체들은 유례없은 감산을
하고 있다.

석유화학 철강 등도 마찬가지이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