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규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베니스의 상인으로 친숙한 베네치아는 오늘날 순수한 관광도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18세기말에서 19세기초까지만 해도 지중해의 무역강국으로
유럽문화.문명의 중심도시였다.

"로마인 이야기"와 함께 시오노 나나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바다의
도시 이야기"는 자원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베네치아가 어떻게 지중해의
해상무역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작은 나라.

바다와 해외를 주름잡으며 항해술 개발과 합리주의적 경영마인드로
부국강병을 이룩한 베네치아의 국가경영 전략은 오늘날 IMF위기를 맞아
수출활로를 찾으려 몸부림치는 우리의 처지에 빗대볼 때 큰 교훈을 준다.

베네치아가 이탈리아 해양도시국가들의 최후 승자로 살아남게 된 중요
원인은 정부가 상인들의 활력을 억누르는 일이 없었는데다 강력한
행정지도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정치안정을 바탕으로 무역을 발전시키고 예술과 시민자유를
진흥시켜 인류가 지금껏 만들어온 시대중 가장 아름다웠다는 르네상스시대를
꽃피우게 한 베네치아 1천년의 역사를 통해 오늘날 위기에 처한 우리경제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