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해제한 지난 3~4일, 국회에 투입된 무장 계엄군 청년이 시민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이날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는 페이스북에 고개 숙인 한 계엄군인의 사진을 올리며 "오늘 항의하러 국회 앞으로 몰려온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죄송합니다' 말해주고 간 이름 없는 한 계엄군인이 있었다"고 썼다.허 기자는 "한눈에 봐도 너무나 반듯하게 생긴 그 계엄군 청년. 안경 너머 비치는 맑은 눈동자에 그만 저는 모든 분노가 사라지며 한없는 안쓰러움과 고마움을 함께 느꼈다"며 "쫓아오는 저에게 한 번, 두 번, 세 번 거듭 절을 하며 '죄송합니다' 말하던 그 짧은 순간, 당신의 진심을 느꼈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같은 편'이라고 말하는 듯한 그 진심을"이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민주공화국의 새벽을 지켜준 당신의 한마디를 평생 기억하겠다. 부디 건강하게 군 복무 마치고 건강한 청년으로 우리 사회에 돌아와 달라. 고맙다"고 덧붙였다.앞서 계엄군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라 국회 본관 건물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곧이어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계엄군은 오전 1시 30분께 철수를 시작했고 시민들이 길을 터주면서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속보 전해드립니다. 오늘 오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아나운서가 아니다.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 아이엠이 라디오 생방송 중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속보를 직접 전했다.KBS 쿨FM ‘몬스타엑스 I.M의 키스 더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는 아이엠은 지난 3일 밤 2부 시작과 함께 이같이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을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긴급 대국민 담화가 이날 10시 30분경 방송됐기 때문.입술을 굳게 다물며 긴장한 표정으로 계엄령을 소식을 전하는 아이엠의 모습은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공개됐다.네티즌들은 "비상계엄 선포를 전한 최초의 아이돌 아니냐", "살다 살다 아이돌 입에서 계엄령 소리가 나올 줄은 몰랐다", "몬스타엑스 멤버들 3명은 군대에 있고 아이엠 광주에서 자라지 않았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44년 만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6시간 만에 해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연예계도 술렁이고 있다.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과 배우 김기천, 김지우, 가수 이승환, 이상민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배우 서현진은 4일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 관련 인터뷰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계엄 사태를 고려해 취소했다.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대통령이 불법적인 계엄령을 내린 사실에 분노해 나라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김모 씨(17)는 “학교 수업을 빠지고 인천에서 새벽 첫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4일 오전 9시께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전날 밤부터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가 한창이었다. 국회의사당 직원들은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를 지나 출근길에 올랐다. 경찰은 입구에서 신분증과 출입증을 확인하며 출입을 통제했다.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은 “윤석열 퇴진”, “즉각 체포” 등의 구호가 적힌 푯말을 들고 있었다. 시민 이모 씨는 “어제 뉴스를 보고 참담했다”며, “전두환 시절도 아니고 2024년에 어떻게 계엄령이 선포될 수 있는지 충격을 받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이날 집회는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주도했다. 촛불행동 집행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곳에서 범국민농성을 시작한다”며, “국회가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킬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12시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촛불행동이 주도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참여하는 비상시국대회가 열린다. 촛불행동은 오는 6일까지 농성을 계속할 계획이다.외국인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워킹홀리데이로 한국에 왔다는 독일인 조슈아 네트(Joshua Nette·29) 씨는 “민주주의 수호라는 중요한 목적을 위해 새벽 3시부터 시위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객 세이풀라 세커(Seyfullah Seker·25) 씨는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들었지만 겁나지 않았다”며 “뉴스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