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리를 다니다 보면 실사 현수막들이 자주 눈에 띈다.

열전사 등 재래방식과는 달리 컬러프린터처럼 자동으로 제작되는 컴퓨터
현수막이다.

이 제품을 처음으로 상품화시킨 회사는 이미지텍(대표 정형희).

지난 4월 옥외광고 업계로서는 처음으로벤처기업등록을 마친 업체다.

"컴퓨터와 인쇄용 플로터 및 전용 원단을 이용, 잉크의 번짐없이 고속으로
현수막을 제작하는 방법 및 그 장치"로 특허를 획득했다.

정 사장은 12명의 개발진과 함께 2년간 3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이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외에서 비싼 값에 수입해오던 품목을 국산화하면서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형성하게 된 셈이다.

개발과정에서 정 사장은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와 거실에 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현수막을 걸었다 떼내는 일을 반복했다.

현수막에는 잉크 분사량등 테스트한 내용을 깨알같이 쓴 쪽지를 달았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중도에 여러 차례 포기할 뻔 하기도했다.

그러나 경북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하고 20여년간 섬유업계에 종사해온
그였기에 자존심을 걸고 다시 개발에 매달렸다.

이 회사가 선보인 현수막 시스템은 글 그림 사진 회사로고 등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다.

컴퓨터에 작업조건을 입력하면 사람이 지켜볼 필요가 없어 야간에도
작업이 가능하다.

현재 현수막의 국내 시장규모는 연간 3천억~4천억원, 제작업체는 5천여개에
이르고 있다.

이미지텍이 지난 2월 공급을 시작한 이래 컴퓨터 현수막은 소자본 창업자
및 기존 사업자 등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02)271-3211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