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간 경차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IMF 한파로 경차시장 비중이 커지면서 이 시장을 놓치고선 전체
자동차시장의 선두자리를 차지하는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 승용차 신규등록에서 대우에 밀린 현대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 싸움이 더욱 볼만해졌다.

우선 광고경쟁이 이전투구 양상이다.

현대는 대우 마티즈를, 대우는 현대 아토스를 대놓고 공격하고 있다.

아예 비방광고 수준이다.

현대의 공략 포인트는 마티즈가 3기통 엔진차라는 것.

"3기통 경차를 탈 것인가, 4기통 경차를 탈 것인가"라는 카피가
대표적이다.

3기통 엔진의 마티즈보다 4기통 엔진을 갖춘 아토스가 더 경쟁력있는
차종임을 강조하고 있다.

큰 실내공간을 자랑하던 TV광고도 지난 14일부터는 4기통엔진의
가속성능을 자랑하는 "질주편"으로 바꿨다.

현대는 당분간은 광고를 통해 마티즈가 3기통 엔진차라는 점을 물고
늘어진다는 전략이다.

이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다고 판단해서다.

대우측의 반격도 거세다.

큰 차 비켜라"라는 광고문구로 아토스를 공격해온 대우는 이달들어
신문광고 헤드카피를 이달들어 "헐레벌떡은 비켜라"로 바꿨다.

언덕길에도 힘좋게 올라가는 마티즈의 우수성을 내세우면서 엔진에
비해 덩치 큰 아토스를 겨냥한 광고다.

"타이타닉 비켜라"이란 헤드카피의 광고는 아토스에 비해 마티즈가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대우는 또 덩치 큰 아토스의 코너링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건들건들 비켜라"편을 기획중이다.

상품경쟁도 치열하다.

현대는 아토스에 LPG모델을 개발해놓았다.

아직 경승용차에 LPG 사용이 허용되진 않았지만 정부가 곧 이를 허용할
방침이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경차의 유지비를 더욱 낮춰 소비자들을 유인하겠다는 "비책"이다.

대우가 마티즈 LPG모델을 내놓는데는 꽤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는 이달초부터 오토매틱 차량 판매에 들어갔다.

그동안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오던 부분이다.

대우는 또 6~7월중 마티즈의 고급형인 "마티즈 디아트"를 내놓을 계획이다.

해외모터쇼의 컨셉트카로 선보였던 이 모델은 더욱 깜찍해진 모습이다.

일부는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이벤트도 재미있다.

현대는 소비자들이 아토스와 마티즈를 비교시승해보는 행사를 각
영업소에서 벌이고 있다.

또 대학축제에 차량을 전시해놓는등 "고객 찾아가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전문대 이상의 재학생을 대상으로 마케팅 실전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학생 자동차 마케팅 캠프"를 열었다.

여기서 나오는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는 프로모션에 곧바로
적용되고 있다.

대우는 그동안 벌여온 시승행사를 계속 펼치는 한편 거리축제등 다양한
이벤트를 추가로 기획하고 있다.

작은 차의 싸움이 정말 큰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