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금융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내은행들의 신용등급을 1~3단계씩 일제히 떨어뜨렸다.

무디스는 산업 기업 수출입은행등 3개 국책은행과 국민 신한 주택은행 등
모두 19개 국내은행의 선.후순위 장기외화채권 등급을 하향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무디스는 3개 국책은행의 경우 "재정상태가 계속 악화되고 있는데다 이들
은행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이 불투명해져 신용등급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산업및 수출입은행의 선순위채 신용등급은 각각 Ba1에서 Ba2로 한단계
내려갔다.

기업은행의 선순위채는 Ba1에서 Ba3로 두단계, 후순위채는 Ba1에서 B2로
4단계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채권값이 급락(금리급등)했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5년짜리가 3.5%에서 3.75%로, 10년짜리가 3.84%에서
4.10%로 뛰어올랐다.

무디스는 "정부의 개입 없이는 한국금융계가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없다는 의문이 여전히 강한데다 부실은행 정리방안과 해외채권자들에 대한
최종 처리방향도 불확실해 민간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낮추게 됐다"고 밝혔다.

16개 민간은행중 장기 보람 한일 등 3개은행은 선순위채와 후순위채 신용
등급이 모두 하향조정됐다.

국민 신한 주택 등 8개은행은 후순위채만, 하나 조흥 등 후순위채의
등급판정을 받지 않은 5개은행은 선순위채만 하향조정됐다.

무디스는 "작년 12월21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적격등급인 Baa2에서
투자부적격등급인 Ba1으로 두단계 낮춘후 한국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줄곧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무디스의 신용등급은 모두 19등급으로 최고 등급인 Aaa부터 10등급인 Baa3
까지는 투자적격등급이며 11등급인 Ba1부터는 투자부적격등급이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주가 370선이 힘없이 무너지면서 연중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국내 19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는 소식으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하한가 종목이 98개에 이르는 등 일부 일반투자자들 사이에는 투매현상도
나타났다.

1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주말보다 13.18포인트나 하락한 361.58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24일(351.45) 외환위기 당시의 주가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은행주들과 구조조정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세
를 보였다.

은행주는 이날 종합주가지수 하락률을 두배가량 웃돌아 6.6%가 떨어지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56억원어치의 순매수를 보였으나 매매규모가 작아 관망
분위기가 짙었다.

증시관계자들은 "구조조정을 앞당기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호재이나 단기적
으로는 불안심리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하향조정은 향후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소폭 올랐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세계적 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전날 종가인 달러당
1천3백87원보다 2원높은 1천3백89원에 마감됐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