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자 등을 상대로 휴양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땅을 개발이 가능한
것처럼 속여 팔아 수십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기업형 토지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10일 관광단지내 자연녹지를 헐값에 사들인 뒤
휴양시설용부지로 둔갑시켜 분양한 김성호씨(42.한맥개발 대표) 등 부동산
업자 3명을 사기혐의로 구속하고 류모씨(39)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달아난 최동선씨(46.금화컨설팅토건 회장) 등 일당 3명을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방천리 "파로호"주변의 자연녹지 11만7천여평을 호텔 콘도 스키장 등
휴양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땅인 것처럼 속여 이모씨(61.전공무원.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등 1백55명에게 시세보다 7~30배 비싼 평당 8만~15만원에
팔아 51억여원을 챙긴 혐의다.

조사결과 김씨 등은 지난 96년 3월 "파로호" 일대가 관광단지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서울 강남지역에 유령 건설회사 4개를 설립, 문제의 땅을 평당
2천6백~2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일간지 광고 등을 통해 모집한 투자희망자를 분양대상지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데려가 "10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꼬여
투자를 유도했고 땅을 팔아넘긴 뒤 수시로 회사이름을 바꾸거나 사무실을
옮겨 잠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