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김종훈씨가 세워 미국의 대표적 벤처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유리시스템이 10억달러(약 1조4천억원)에 미국업체에 넘어간다.

미국 AT&T그룹의 자회사인 통신장비업체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27일(현지
시간) 유리시스템을 인수키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유리시스템은 비동기전송(ATM) 네트워크장비 생산분야에서 세계최고의 기술
을 확보하고 있다.

작년 매출이 5천30만달러로 비즈니스위크가 "지난 3년간 가장 빨리 성장한
중소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루슨트사는 이미 지난달부터 양측이 인수위원회를 공동구성해 절차를 밟고
있으며 6월30일까지 인수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김종훈씨측은 회사매각 사실을 확인하고 "하지만 소유권을 매각
하는 것일 뿐 경영은 현재의 경영진이 계속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루슨트테크놀로지는 김종훈씨측이 소유한 유리시스템 주식 전량을 현금
10억달러(주당 35달러)에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리시스템사의 주식가격은 한달전 만해도
주당 3.25달러 수준에 불과했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