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영국에서 최고경영자들이 각각 사유는 다르지만 잇따라 봉급
전액의 자진 반납을 선언해 화제.

스톡옵션등으로 최고 2억3천만달러가 넘는 보수를 챙기는 경영자
(트래블러스 그룹 샌디웨일 회장)가 있는가하면 이런 저런 이유로 무보수
경영자도 탄생하고 있어 경영자라고 다 똑같은 처지는 아니라는 얘기다.

일본흥업은행(IBJ)은 15일 직원 감독을 소홀히 해 뇌물 스캔들이
발생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구로사와 요 회장과 니시무라 마사오
행장이 봉급과 상여금 전액을 이달부터 1년간 자진반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요 회장과 마사오 행장은 IBJ가 일본은행 대장성등과 함께 3건의
스캔들에 연루된 것이 밝혀진 이달초 이미 보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한바 있는데 이번에 아예 보수 전액을 반납키로 한것.

IBJ는 이들 최고경영자외에도 스캔들에 연루된 2명의 직원과 상위 감독자
등 3명에 대해서도 3개월간 최고 40%까지 감봉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직원들에게 새 봉급체계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고 있는 영국 복스홀
자동차회사의 닉 라일리 회장도 15일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향후
1년동안 기본급을 한 푼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라일리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배포한 서한에서 "1년동안 기본급을
한푼도 받지 않겠다"면서 "이는 복스홀의 장래를 위한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과 함께 다른 경영진도 봉급이 1년동안 동결되고 간부들에
대해서도 상당액이 감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일리 회장은 유럽 자동차 산업 환경이 악화돼 주요 업체들이 대거
직원을 감축했음을 상기시키고 복스홀이 이같은 사태를 피하려면 직원들이
새로운 급여체계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자신이 먼저 기본급을
반납한다고 강조했다.

미 제너럴 모터스의 영국 자회사인 복스홀은 런던 인근의 루턴에 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경영컨설턴트들은 "최고 수억달러까지
보수를 챙기는 고소득 경영자들이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 이같은 극빈
경영자들도 생겨나는 것을 보면 경영계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촌평.

(도쿄=김경식 특파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