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인 < 한국네빌클락 사장 >

올해 ISO9000(품질보증체제)인증을 따려는 업체는 현심사기준보다 목표를
더 높게 두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오는 2000년부터는 더 엄격한 새 규격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지금 시스템을 설계해 내년초쯤 인증을 따더라도 1년후에는 새 규격에 맞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새 규격을 염두에 두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SO(국제표준화기구)가 지난 2월 발표한 "ISO 2000년 버전 초안"은 현
ISO9001규격의 20개 요구사항을 4개장으로 나눠 묶었다.

경영책임 자원관리 공정관리 측정및 분석과 개선 등이다.

각 장에는 현 규격의 요구사항을 다시 구성해 포함시켰다.

또 현 규격에는 없던 까다로운 내용들도 들어있다.

1장 경영책임에는 경영전반에 대한 요구사항인 경영책임과 품질시스템
조항을 한데 모았다.

2장 자원관리에선 현 규격에서는 세부조항에 불과한 자원에 대한 조항을
대폭 키웠다.

자원효용 극대화의 의미를 더 크게 본 것이다.

3장 공정관리에선 생산공정에 국한됐던 공정개념을 영업 설계 구매 생산
부가서비스까지 포함한 개념으로 확대했다.

4장 측정및 분석과 개선에서는 제품공정및 품질시스템에 대한 요구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고객만족도 조사 등 새로운 요구사항도 더해졌다.

이런 개정초안을 볼 때 새 버전에 공정검사 제품검사 구성관리 등 국내
업체가 대응하기 어려운 요구사항이 추가될 것은 확실하다.

반면 서비스 소프트웨어 공공부문등 제조업 이외의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ISO9001 규격의 범용성은 높아진다.

요구사항 중심의 구성에서 사업공정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

또 ISO9001과 14001의 규격이 통일돼 기업들이 두 체제를 통합 운영하기가
쉬워질 전망이다.

개정초안에는 이미 ISO인증을 딴 업체들도 주목할 사항이 있다.

ISO9001 요구사항에 맞춰 문서를 체계화한 기업은 문서체제를 요구사항
대응형에서 기능별체제로 완전히 바꿔야 하는 것이다.

건설업종과 같이 현재의 ISO 규격 요구사항을 제대로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일부 업종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이밖에도 ISO9001 9002 9003을 ISO9001로 통합한다는 내용도
갖고 있다.

그동안 ISO를 추진하는 업체들은 여러가지 의문점을 가졌다.

"ISO 규격을 따르다보니 문서체제가 이상해졌다"거나 "ISO9001과 9002 9003
가운데 어떤 규격을 따라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등이었다.

새 규격은 이런 의문을 풀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