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민영화를 앞둔 제일 서울은행을 인수
하겠다는 뜻을 공식 표명했다.

8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는 두 은행의 매각주간사를 선정
하기 위한 제안서설명회(프리젠테이션)에 참가해 달라는 정부민간합동
"민영화추진심의위원회(민추위)"의 제의를 거절하며 이같이 밝혔다.

골드만삭스측은 "인수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에 주간사를 맡을 수 없다"는
내용의 서한을 최근 민추위측에 전달했다.

골드만삭스는 1869년 유럽이민자인 마르쿠스 골드만이 창업, 오늘날 전세계
90여개국 영업망을 통해 투자 금융 인수합병(M&A) 부동산 외환 등의 업무를
취급하는 투자은행이다.

골드만삭스의 이번 결정은 그동안 한국시중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인
시티뱅크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9~10일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주간사제안서 설명회에는 시티코퍼레이션
(시티뱅크)에 합병되는 트래블러스그룹의 살로먼스미스바니가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제일 서울은행을 인수하는 곳에 주간사를 맡기는 것은 모순"
이라며 "시티뱅크가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주간사를 맡을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제안서 설명회에는 CSFB 제이피모간(이상 9일)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살로먼스미스바니(이상 10일) 등 5개 투자은행이 참가할 예정이다.

민추위는 5개사의 제안내용을 정밀 심사해 다음주말께 주간사를 선정, 발표
한다.

한 관계자는 "정부 보유주식을 가능한한 비싸게 팔 수 있는 능력과 계획을
기준을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태동 청와대경제수석은 이날 "국제입찰을 통해 외국인이 매수할 것을
기대한다"며 "이는 단순히 외국인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차원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외국인이 매수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 허귀식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