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회복불능 '치명타'..엔화 끝없는 추락 계속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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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의 향방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만일 약세행진이 계속된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훤하다.
이미 위기에 빠져 있는 아시아국가들은 제2의 충격파를 받게 된다.
심한 경우엔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도 있다.
물론 미국과 유럽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등 당장 큰 혼란은 우려
하지 않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는 지난 주말 일본 금융시장의 일대혼란에도 불구하고 뉴욕
다우지수가 장중 한때 9030.49의 사상 최고기록을 보이는 등 기염을 토했다.
독일과 런던 증시 역시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수립했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였다.
30년만기 미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0.05%포인트나 떨어진 5.80%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속내는 그리 편치 않은 것 같다.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루빈 미재무장관은 즉각 "일본정부는 강력한 경기
부양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들고 나왔다.
깡드시 IMF총재도 "일본이 회복되지 않으면 동아시아 국가들은 터널에서
빠져나올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상황이 와서는 안된다는 사전포석이라 할 수 있다.
최악의 상태에서 가장 걱정되는 대목은 일본이 미국국채를 팔아치우면서
미국과 일전을 벌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소위 "일본 옥쇄론"이다.
일본은 1월말 현재 2천9백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미국채(TB)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3천억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에 이어 제2위의 규모다.
미국 시장을 흔들기에는 충분한 물량이다.
일본이 미국채를 팔아치우면서 엔방어에 나설 경우 미국금리가 폭등하고
금융시장이 함몰할 수 밖에 없다.
미국 경제를 떠받히고 있던 투기성 자본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질 것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결국 미국 경제도 거대한 금융불안의 도미노로 빠져들 것이며 지구촌 경제
전체가 침몰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을 펴는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들어 2개월동안 무려 5백20억달러
어치의 TB를 사들였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1천3백억달러 이상의 외채를 안고 있지만 엔절하가 불러올 위앤화의
연쇄적인 절하 압력에 대비해 왔다.
더군다나 엔화가 하락할 경우 위앤화도 절하할 수 밖에 없다는 빌미를 주게
된다.
엔화에 이어 위앤화까지 절하될 경우 아시아 경제는 한마디로 파국을 맞게
된다.
이같은 일본옥쇄론이 전혀 뜬금없이 나온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일본은 IMF에서 완전히 독립된 형태의 아시아통화펀드(AMF)
창설을 추진했었다.
이와관련 당시 국제금융시장에는 일본이 5백억달러 어치의 미국채를 매각할
것이라는 풍문이 강력하게 퍼져 나갔었다.
결국 루빈 장관이 "일본이 미국채를 매각하더라도 TB시장은 결코 타격받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내고 미쓰즈카 당시 일본대장상에게 긴급전문을
보내는 등 진화에 나서 겨우 불을 껐던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만일 일본으로부터 달러유출이 본격화돼 1백40엔선마저
무너진다면 일본으로서도 TB를 처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일 엔이 달러당 1백40엔을 돌파하게 된다면 동아시아 통화위기는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다시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달러 유출을 메우기 위한 일본금융기관들의 자금회수는 그나마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한국 등 금융위기국들에 결정적인 악재가 되는 것은 물론
실물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 확실하다.
일본의 선택도 그리 간단치는 않다.
대폭적인 감세는 이미 GDP의 3.5%까지 높아져 있는 재정적자를 더욱 확대
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 수치는 G7 선진국중 가장 높은 것이다.
더우기 감세조치로 재정적자가 늘어날 경우 국가신용등급의 하락 등 2차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엔 방어를 위한 금리인상 역시 일본기업들의 높은 부채를 감안하면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오는 15일 워싱턴에서 개최될 G7회담이 과연 엔약세로 초래되는 이같은
상황을 반전시킬수 있을지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담에서는 미국이 일정 수준까지 일본이 보유중인 국채를 재매입해줄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과 일본 양국이 특단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상황은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 정규재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6일자 ).
만일 약세행진이 계속된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훤하다.
이미 위기에 빠져 있는 아시아국가들은 제2의 충격파를 받게 된다.
심한 경우엔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도 있다.
물론 미국과 유럽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등 당장 큰 혼란은 우려
하지 않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는 지난 주말 일본 금융시장의 일대혼란에도 불구하고 뉴욕
다우지수가 장중 한때 9030.49의 사상 최고기록을 보이는 등 기염을 토했다.
독일과 런던 증시 역시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수립했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였다.
30년만기 미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0.05%포인트나 떨어진 5.80%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속내는 그리 편치 않은 것 같다.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루빈 미재무장관은 즉각 "일본정부는 강력한 경기
부양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들고 나왔다.
깡드시 IMF총재도 "일본이 회복되지 않으면 동아시아 국가들은 터널에서
빠져나올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상황이 와서는 안된다는 사전포석이라 할 수 있다.
최악의 상태에서 가장 걱정되는 대목은 일본이 미국국채를 팔아치우면서
미국과 일전을 벌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소위 "일본 옥쇄론"이다.
일본은 1월말 현재 2천9백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미국채(TB)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3천억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에 이어 제2위의 규모다.
미국 시장을 흔들기에는 충분한 물량이다.
일본이 미국채를 팔아치우면서 엔방어에 나설 경우 미국금리가 폭등하고
금융시장이 함몰할 수 밖에 없다.
미국 경제를 떠받히고 있던 투기성 자본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질 것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결국 미국 경제도 거대한 금융불안의 도미노로 빠져들 것이며 지구촌 경제
전체가 침몰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을 펴는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들어 2개월동안 무려 5백20억달러
어치의 TB를 사들였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1천3백억달러 이상의 외채를 안고 있지만 엔절하가 불러올 위앤화의
연쇄적인 절하 압력에 대비해 왔다.
더군다나 엔화가 하락할 경우 위앤화도 절하할 수 밖에 없다는 빌미를 주게
된다.
엔화에 이어 위앤화까지 절하될 경우 아시아 경제는 한마디로 파국을 맞게
된다.
이같은 일본옥쇄론이 전혀 뜬금없이 나온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일본은 IMF에서 완전히 독립된 형태의 아시아통화펀드(AMF)
창설을 추진했었다.
이와관련 당시 국제금융시장에는 일본이 5백억달러 어치의 미국채를 매각할
것이라는 풍문이 강력하게 퍼져 나갔었다.
결국 루빈 장관이 "일본이 미국채를 매각하더라도 TB시장은 결코 타격받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내고 미쓰즈카 당시 일본대장상에게 긴급전문을
보내는 등 진화에 나서 겨우 불을 껐던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만일 일본으로부터 달러유출이 본격화돼 1백40엔선마저
무너진다면 일본으로서도 TB를 처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일 엔이 달러당 1백40엔을 돌파하게 된다면 동아시아 통화위기는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다시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달러 유출을 메우기 위한 일본금융기관들의 자금회수는 그나마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한국 등 금융위기국들에 결정적인 악재가 되는 것은 물론
실물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 확실하다.
일본의 선택도 그리 간단치는 않다.
대폭적인 감세는 이미 GDP의 3.5%까지 높아져 있는 재정적자를 더욱 확대
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 수치는 G7 선진국중 가장 높은 것이다.
더우기 감세조치로 재정적자가 늘어날 경우 국가신용등급의 하락 등 2차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엔 방어를 위한 금리인상 역시 일본기업들의 높은 부채를 감안하면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오는 15일 워싱턴에서 개최될 G7회담이 과연 엔약세로 초래되는 이같은
상황을 반전시킬수 있을지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담에서는 미국이 일정 수준까지 일본이 보유중인 국채를 재매입해줄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과 일본 양국이 특단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상황은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 정규재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