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는 그동안 과소비의 상징처럼 인식됐다.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서도 일단 "카드로 긋고보자"는 심리로 외상구매를
마구 해댄 것도 사실이었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속담대로였다.

그러나 IMF한파가 몰아치면서 함부로 외상소를 잡아먹기도 어렵게 됐다.

신용카드를 멋대로 쓰고 제때 돈을 못낸 연체자와 남의 카드나 위조한
카드를 사용하는 불법사용이 급증하고 있는게 이를 반증한다.

불법사용이 아니더라도 당장 경기위축에 따른 소득감소로 소비자체가
줄다보니 카드이용도 덩달아 줄고 있다.

그나마 있는 카드도 부러뜨리는게 요즘의 유행이다.

그러나 카드를 무조건 안쓰는게 최선책은 아니다.

IMF시대라도 신용카드를 잘만쓰면 오히려 보약이 된다.

신용카드의 할인혜택이나 보너스제도등을 잘 활용하면 더욱 알뜰한 소비가
가능하다.

IMF시대 알뜰신용카드 이용법을 정리한다.

<>신용카드는 한개만 집중적으로 이용하라 =친구의 권유 등으로 이 카드
저 카드 신청하다보면 지갑에 신용카드를 3~4개 이상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IMF시대에는 1인1카드가 가장 경제적인 방식이다.

우선 모든 카드사마다 이용실적을 합쳐 이를 점수로 환산한뒤 할인혜택을
주거나 사은품을 제공하는 포인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카드 저 카드 쓰다보면 실적이 분산돼 할인혜택이 줄고 사은품도
얼마되지 않는다.

주거래은행처럼 신용카드도 주거래카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LG하이카드는 자동차포인트와 특별포인트 등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수 있고
자동차 가전제품 생활용품구매때 최고 3백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삼성금융카드는 계열금융기관을 이용해 쌓은 실적을 포인트로 환산해주고
국민멀티콤카드는 하이텔 PCS016 한국통신등 각종 통신요금할인과
한화에너지 주유실적에 따라 무료주유권 증정혜택도 준다.

1인1카드는 대출받을때도 도움이 된다.

한 카드를 집중적으로 이용하면 실적이 좋아져 우량회원이 되고 대출한도가
많아진다.

은행이 발행하는 BC카드는 은행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즉시대출 등
혜택이 다양하다.

LG 삼성 동양 등 이른바 전문계카드사들은 올해 대출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여신전문금융기관으로 전환해 대출때 혜택을 받을수 있다.

카드를 여러개 가지고 다니는 이유중 하나는 어느 점포에서는 받는 카드를
다른 점포에서는 안받는 일이 많아서다.

가맹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는 5월부터는 가맹점공동이용제가 실시돼 점포가 어느 카드사와
가맹점계약을 맺었든 관계없이 아무 카드로나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공동이용제가 도입된다.

굳이 카드를 여러개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게 된다.

<>현금보다 카드가 싸다 =카드를 이용할 경우 최단23일에서 최장53일까지
결제기간을 늦출수 있어 현금을 돌려쓸수 있다.

즉 무이자로 최장 53일까지 외상구매를 하는셈이다.

<>카드결제와 현금서비스를 받는 시기를 잘 선택하라 =신용카드는 결제일
22일전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시기에 이용할 경우 최장 53일이후에 카드대금을 납부하면 된다.

현금서비스도 시기를 잘 선택하면 돈을 아낄수있다.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는 경우 일시불과 달리 시점에 따라 각기 다른
요율이 적용된다.

이용기간에 따라 요율이 연29%에서 39%로 차이가 난다.

따라서 현금서비스를 받을 경우에는 이용기간의 마지막날에 가깝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할부선결제를 잘 이용하라 =카드사들의 할부수수료는 개월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15~20%대로 예년에 비해 평균 5%이상 인상됐다.

만일 자금의 여력이 생겼다면 남은 할부잔액을 즉시 상환하는 것이 돈을
예금해두는 것보다 이익이다.

<>카드이용대금명세서는 가계부다 =자신의 책상서랍이나 지갑속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매출표 이용대금명세서 등을 잘 정리한후 매월
신용카드로 지출되는 금액을 체크해보라.

자신의 카드지출패턴을 알수있어 반성할수 있는 기회도 된다.

<>해외출장자는 환율변동에 주의하라 =해외출장이 잦은 사람들은 환율의
변동이 심할때 신용카드를 쓸것인지 현금을 쓸것인지를 잘 선택해야 한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세일 경우 현금이나 여행자수표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고 환율이 하향안정세일 경우에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

<>카드사라고 다 같은 카드사가 아니다 =요즘같이 금리가 불안정할때는
현금서비스수수료 할부수수료 연체료 등 각종 요율이 수시로 변동될 뿐만
아니라 카드사별로 수수료에 큰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를 잘 살펴보고 카드사를 선택하는 것도 지혜다.

또 자신의 일상생활에 관련된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는 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소비방법이다.

< 안상욱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