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성 < 솔토스PM 사장 >

IMF직격탄을 맞은 이후 금융시장의 마비는 곧바로 주택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연이어 무너지고 아파트 구입자금의 20%를 차지하던 할부
금융사들의 중도금 대출중단으로 주택금융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됐다.

정부는 올해초 분양가 자율화조치 이후로 주택시장 붕괴를 막기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냉각된 실물경기 앞에서 아직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

분양가 자율화 실시가 일시적으로 건설업체의 숨통을 틔우기는 하겠지만
경기위축의 국면에서 수요자들의 얼어붙은 구매력은 전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서울지역 1,2차 동시분양 결과 미분양 적체라는 현상으로
여실히 증명됐다.

IMF구제금융 이후 98년 상반기 주택시장의 이러한 풍경화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하반기 경기조정 국면에서의 일시적인 반등의 여지도 있지만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거시지표의 실질적인 변화는 향후 1~2년의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에서 부정적 측면이 우세한 것으로 보는 근거로는 첫째 IMF구제
금융 이후 실질소득의 대폭 감소가 주택구매력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위축된 구매심리는 빠른 시일내에 주택시장 경기회복
을 장담할 수 없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향후 경제상황의 불투명함은 소비자의 주택투자에 대한 유보경향으로
이어지고 관망세가 주류를 이루는 시장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외환위기 금융불안 기업의 구조조정 성패 불확실성과 연이은 도산 등은
주택가격의 불투명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주택구매 유보를 강제하고 있다.

셋째 고금리 상황의 지속은 주택수요 감소와 직결된다.

주택실수요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주택구매자금의 40~60%를 주택할부금융
등의 융자를 받아 구매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으나 실질소득이 감소한 상황
에서 고금리의 주택융자는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이 되어 주택수요를 위축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주택가격의 폭락과 시장자체의 붕괴를 말하기는 섣부르다.

아직 수도권의 주택시장은 절대수요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의 냉각자체가 금융권 자금의 유입과 그 마비에 따른 붕괴조짐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다.

98년 하반기 이후에는 주택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측면도
존재하고 있다.

첫째 기업의 성공적 구조조정등 거시경제의 점진적 안정은 실수요자
중심의 매수세 회복으로 연결되어 주택가격을 회복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지난 97년 하반기 이후 주택공급의 대폭 감소는 수요를 자극해
가격반등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지역의 60~70%에 머물고 있는 낮은 주택보급률은 언제라도 매수세에
가담할 잠재된 수요가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셋째 철옹성같던 주택관련 정책이 대폭 완화되고 있고 이러한 점은 주택
가격 하락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기회에 주택가격 거품해소는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주택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 주택 소비패턴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