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조작 사건이 정치판을 뒤숭숭하게 만들더니 끝내 전직 안기부장의
자살소동이란 역풍으로까지 번졌다.

민초의 눈으로는 자세한 내막까지야 헤아릴 수 없지만 모든 것이
한심스럽기만 하다.

벼랑끝에 서 있는 경제로 보자면 북풍같은 것은 세력다툼 이상의 아무런
의미가 없다.

춘풍이 불어도 얼어붙은 가슴이 녹을까 말까한 판국에 찬바람이 일고
있으니 소주잔이나 기울일 수 밖에.

선풍기 바람처럼 인위적인 것은 부스럼을 만들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