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체들이 다각적인 경영및 마케팅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IMF 한파가 덮치면서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국내 PC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올해 PC시장 규모는 데스크톱PC 1백20만~1백30만대, 노트북PC 15만대 등
총 1백50만대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백80만대(데스크톱 1백50만대, 노트북 18만대)에 비해 최고 20%
까지 줄어든 수치다.

특히 연중 최대 성수기로 일컬어지는 지난 2,3월 졸업및 입학시즌에도
PC에 대한 신규 구매수요가 거의 없어 깊은 불황의 늪을 실감케 하고 있다.

이에따라 PC업계는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IBM 대우통신 현대전자 등 메이저 PC업체들이
과거의 시장점유율 일변도 경쟁에서 탈피, 수익성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멀티미디어본부와 가전본부를 합쳐 새롭게 정보가전
총괄 체제를 구축했다.

또 독립채산제를 도입키로 한 만큼 PC부문에서 수익위주의 사업전개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따라 이 회사는 이익경영과 시장점유율 유지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위해 최근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국민형 PC"를 내놓고
대대적인 판매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 데스크톱과 달리 마진이 높은 품목인 노트북과 PC서버에 대해서는 각각
대학가및 기업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삼보컴퓨터도 영업이익 확대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개인단위의 주문생산(BTO)시스템과 ERP(전사적 자원
관리)시스템을 정착시키는 한편 부품구매에서부터 생산 판매 수금까지
걸리는 기간도 기존의 16주에서 11주로 단축시킬 방침이다.

이와함께 수출부문 매출증대를 위해 해외사업팀을 2개팀으로 확대 개편해
각각 브랜드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수출을 담당토록 했다.

또 지난해 발표한 "체인지업 PC"의 돌풍을 이어나가 94년이래 줄곧 16%대에
머물러 있는 시장점유율을 22~25%(3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우통신은 데스크톱 PC보다는 상대적으로 시장경쟁력이 뛰어난 노트북
PC와 마더보드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자사의 "솔로" 노트북 브랜드가 일반인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을 뿐 아니라
가격경쟁력이 뛰어나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자체 유통망외에 대우전자 대리점및 세진컴퓨터랜드 등의 판로를
활용,올해 총 6만대의 노트북을 판매해 노트북PC분야 1위업체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LG-IBM은 기업수요를 겨냥한 PC서버 마케팅을 강화키로 했다.

데스크톱및 노트북 PC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대신 날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PC서버를 집중 공략, 총 4천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전자는 IBM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중대형 서버사업에 주력,
컴퓨터분야 핵심사업으로 키울 방침이다.

이와함께 데스크톱PC는 중저가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노트북은 자체 개발한
제품을 5월중에 내놓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한편 국내에 진출한 외국PC업체들은 환율상승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대만의 세계적인 PC업체인 에이서는 이미 국내에서 PC영업을 사실상 포기
했으며 HP 컴팩 등은 일반 PC쪽보다는 PC서버등을 기초로한 기업시장에
특화하는 전략이다.

외국산 마더수입도 역시 환율상승으로 주춤해지고 있다.

수입상들의 자금력이 약해 현금결제를 요구하는 수출선들의 요구를 못맞춘
것도 마더보드 수입을 더욱 떨어뜨린 요인이다.

이처럼 수입마더보드의 공백을 삼보 대우등의 제품이 대체하고 있다.

용산상가는 IMF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아 연초에는 빈사상태에 빠졌으나
최근의 절약분위기에 힘입어 되살아나는 분위기이다.

저가형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기존의 PC를 재활용하는 업그레이드도
활발해져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PC시장은 올해 내내 IMF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여 보급형이나 저가형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같은 시장수요
대응능력이 시장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