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파백화점의 부도는 지난해 8월 대농그룹이 해체되면서 떠넘긴 빚더미와
극심한 매출부진이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도파는 대농그룹 해체과정에서 1천5백억원에 이르는 계열사 어음을
대지급, 그나마 비축해 뒀던 유동성을 모두 소진하면서 자금난에 접어들었다.

최근까지도 제3금융권에서 몰려든 계열사 어음 대지급에 허덕이는 등
그룹이 남긴 9천5백억원의 빚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자사 부채 6천3백억원에 대한 금융비용도 고금리로 인해 더욱 버거워졌다.

여기에다 지난해까지 일평균 15억~17억원을 유지했던 상계점과 청량리점
메트로미도파 등 서울시내 3개 점포의 매출액이 올들어 30%가량 감소,
자금압박을 부채질했다.

결국 모그룹이 남긴 빚과 고금리, 매출부진이라는 3중고에 탈진해 좌초한
셈이다.

자구계획에 포함된 구기동 체육관, 의정부 창고 등 2백억원대에 이르는
미도파 소유 부동산과 관악CC 청주공장 인천공장 등 6천억원대의 그룹소유
부동산 매각이 여의치 않았던 것도 회생을 어렵게 했던 요인이다.

미도파측은 법정관리 또는 화의결정을 받아 재기를 노린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으나 앞길은 불투명하다.

백화점 업계는 미도파가 영업을 재개하더라도 주요 협력업체의 이탈이
예상돼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도파의 부도는 이와함께 주거래선 1천6백여 업체를 포함, 2천~3천개에
이르는 협력업체들의 연쇄 부도와 백화점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형태의
판도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또 그동안 미도파 상계점이 휘잡아온 노원구 도봉구 의정부 등을 잇는
강북 최대 상권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는 이번 미도파의 부도로 그동안 미도파에만 제품을 납품해온 4백~
5백개의 협력업체들이 연쇄부도를 맞을 우려가 크고 나머지 업체들도 상당한
타격을 받게 돼 백화점 협력업체들의 기반이 상당히 취약해질 것으로 예상
하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앞으로 부도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메이저급 백화점과의
거래만을 고집할 것으로 보여 매출순위 5위이하의 백화점들은 당장 곤란을
겪을지도 모른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진단이다.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가뜩이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중소
백화점들이 메이저와의 전략적 제휴를 꾀하는 등 업계 판도를 뒤흔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미도파가 부도 후유증에서 신속하게 벗어나지 못할 경우 벌어질 강북상권
쟁탈전도 업계의 관심사이다.

모백화점 관계자는 "미도파의 부도로 강북 최대상권이 무주공산 상태에
빠졌다"며 "이 지역에 진출해 있는 중소 백화점및 할인점의 판촉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 김상철 기자 >

< 미도파 연혁 >

<> 1922년 정자옥으로 출발
<> 54년 "미도파" 상호를 사용한 임대백화점 오픈
<> 64년 직영백화점으로 전환
<> 71년 대농그룹 계열사로 편입
<> 74년 시대백화점 인수합병
<> 75년 기업공개후 상장
<> 78년 가고파백화점 매수, 청량리점 개점
<> 87년 편의점 스파메트로 1호점 개점
<> 92년 상계점 개점
<> 94년 명동본점 메트로미도파로 재개장
<> 96년 춘천점 개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