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외국인경제인들의 57.1%가 우리나라 투자여건이 여전히 동남아보다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5일까지 주한외국인경제인
5백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 응답자의 40%가 행정규제를 가장 큰
투자걸림돌로 꼽았다.

23%는 노사관계의 유연성 부족, 22%는 외국기업에 대한 배타적 태도를
각각 들었다.

특히 고용제도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는 반응이 전체의 11.6%에 불과했다.

지난달 노동관계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선진국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인 셈이다.

외국기업 및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에 대해서는 전체의 51.8%가 심하다
고 응답했다.

특히 15.3%는 아주 심하다고 대답해 외제품 배격 등 배타적 태도가
외국인들의 투자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진입규제 정도에 대해서도 외국인의 62%가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투자환경 뿐만 아니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응답자의 67.4%가 국제통화기금(IMF) 졸업이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
했다.

이 가운데 5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응답한 이가 10.1%나 됐다.

올해의 경제전망과 관련해서는 61.2%가 마이너스성장을 점쳤다.

플러스성장률을 예상한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실업률은 83.5%가 5% 이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7%가 넘을 것이라고 전망한 사람도 44.7%에 달했다.

투자계획에선 다소 희망적인 응답이 나왔다.

전체의 67%가 현상유지를 하겠다고 답했다.

27%는 오히려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한국에서 철수하겠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