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융시장은 눈에 띄게 안정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주가는 거꾸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가 흐름은 역시 귀신도 따라 잡기 어려운 일.

증권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외환위기를 겪었던 멕시코의 95년
봄 상황으로 풀어보고 있다.

요즘 한국 상황과 너무 흡사한 때문이다.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멕시코도 95년 3월초 1달러에 7페소를 유지하던
환율이 4월말엔 5.7페소로 속락했다.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자 금리도 연 1백% 안팎에서 6월말까지 연 45%
정도로 떨어졌다.

그러나 오름세를 타던 주가는 조정을 보였다.

증권 관계자들은 이에대해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미리 반영된 때문으로 풀이했다.

조정기를 거친 멕시코 주가는 환율 및 금리안정이 확인된 뒤인
6월말부터 외국인 자금이 본격 유입되면서 가파르게 뛰었다.

한국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

1천6백~1천7백원하던 환율이 1천5백원대로 내려섰고, 연 30%까지 올랐던
금리도 최근엔 19%로 떨어졌다.

주가는 환율과 금리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350포인트에서 580포인트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조정을 받는 양상이다.

이에대해 정동배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은 "환율과 금리의 하락 기조가
미리 주가에 반영된 탓에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환율과
금리의 안정이 확인되는 하반기께 외국인 자금의 본격 유입과 더불어
2차 상승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