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체제로 들어선 이후 상장사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계열사에 대해
자금지원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IMF 체제가 시작된 지난해 11월21일부터
상장사들이 현금 대여 등으로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한 규모가 모두
9천8백12억원에 달하고 있다.

지원형태는 현금 대여가 4천5백5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사모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등을 통한 지원도
3천2백38억원에 달했다.

채무보증을 서 주면서 간접 지원한 금액도 2천24억원을 기록했다.

상장사들이 계열사들에 대해 이처럼 자금지원을 늘린 것은 IMF 체제로
들어선 이후 중소업체들이 은행권에서 자금을 조달키 힘들어진 점이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풍산의 경우 계열사인 PMX인더스트리즈에 4만7천1백54달러(7백7억원)를
대여했다.

아남산업도 지난 3일 아남전자에 13억원을 빌려주는 등 4백6억원을
대여했다.

이 기간동안 부도가 발생한 삼양식품도 4백23억원을 계열사에 현금
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보증실적은 이달 들어서만도 37개사에 달하고 있다.

내달부터 계열사들간 신규지급보증이 전면금지되는 점을 의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통운은 동아건설과 공영토건에 각각 1백40억원과 1백78억원을
채무보증했다.

한일시멘트는 한일건설에 2백억원, 동양화학은 유니드에 1백79억원,
비비안은 남영산업에 1백60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섰다.

사모CB 발행을 통한 계열사간들의 자금지원도 늘었다.

대한알루미늄은 지난 1월말 5백억원 규모의 사모CB를 발행키로 한데
이어 최근 1천억원어치를 추가 발행해 국민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16개
계열사에 인수시켰다.

유공이 발행한 3백억원어치의 사모CB는 SKC가 인수했다.

< 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