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산.

그러나 나는 그에게서 많은 것을 듣는다.

산이 있기에 나는 외롭지 않고 산 친구가 곁에 있기에 더더욱 외롭지 않다"

이 글귀는 222산행기 김현수씨가 지은 등산코스 안내책자의 머리말에
나오는 글이다.

이처럼 산은 말이 없지만 그 속에서 보고, 느끼고, 깨달음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배우고, 아끼고, 사랑하자는 취지아래 (주)국보산악회가 1979년 3월
첫 출발해 올해가 20해가 되는 해이다.

그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해 현재에 이르렀고, 회사 임원진들로 구성된
세분의 고문과 회장, 총무, 그리고 73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사내 동우회중
최고를 자랑하는 동우회로 자리잡게 되었다.

매월 1회 정기산행을 가지고 있으며, 산행을 통해 회원들의 심신수련과
호연지기를 고취시키며 더 나아가 업무활성화와 직원 상호간의 연대를
두텁게 하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흔히 산을 모르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힘들게 땀 흘리면서 산에 오르는가
하고 질문을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 산악회원들은 누구나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산에 오른다고..."

극히 평범한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무한한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

산에 오르고자 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산행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저 높은 정상을 향해 한발한발 자기의 의지대로 힘겹게 내디뎌
정상에 우뚝 서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속에 자기와의 싸움 끝에 비로소
정상에 설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기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자만이 정상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발아래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장관들을 바라보는 그 기분이야말로
느껴보지 않고, 산 정상에 올라보지 못한 사람들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정기산행을 하다보면 가끔씩은 회원들중에 몇명이 중간에서 낙오하는
경우도 있다.

이 사람들은 자기자신과의 싸움에서 진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러나
진정 산을 찾고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도전할 것이다.

정상에 우뚝 설때까지 끊임없이 도전하리라고 믿고 확신한다.

어느 모임이나 단체에서도 그러하겠지만 우리 국보산악회의 많은
회원들중에 열성적으로 산행에 참여하는 회원이 15~20명 정도된다.

이 회원들이 주축이 돼 산행을 유도하며 특히 1년에 2회에 걸쳐 1박2일로
갖는 장거리 산행에는 30~4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부산.경남일원의 명산과 이름없는 야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을
한번이상씩은 두루 등산한 관록있는 산악회라고 자부하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