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일부 사업장이 "7.4제"를 포기한다.

삼성전자 기흥반도체공장은 11일부터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이른바 7.4제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대신 오전 8시까지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8.5제"를
실시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이 공장은 방진복을 착용해야 하는 생산직 근로자를 제외한
사무직근로자와 연구원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반드시 착용해야 했던
근무복을 입지 않아도 되는 자율복장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 93년 7월부터 실시된 삼성그룹의 7.4제는 이건희 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 보자"며 선포한 신경영의
가장 상징적인 제도.

따라서 업계에서는 기흥공장이 삼성그룹의 핵심사업장인 만큼 앞으로
그룹차원에서 7.4제를 포기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경기침체와 함께 최근 첨단 반도체 기술유출사건으로
땅에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주병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