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의 양대산맥인 롯데와 신세계의 입점브랜드 "독식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8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은 막강한 바잉파워를
무기로 자기매장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들이 다른 백화점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왔으나 경기불황에 따른 매출부진이 계속되자
이같은 현상이 사라지고 있다.

이들 백화점은 그동안 매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급브랜드가 다른 백화점에
들어가는 것을 방해해 왔는데 이는 황금브랜드의 높은 매출을 다른 백화점과
나눠먹지 않으려는 의도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입점브랜드들의 위상이 높아진데는 매출부진으로 입점업체마다
예외없이 브랜드를 통폐합하면서 매장철수를 단행하고 있어 더이상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롯데와 신세계 경방필 등 3개 백화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영등포상권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점포가 하나뿐인 경방필은 그동안 롯데와 신세계의 브랜드독식 때문에
매출이 좋은 A급 브랜드를 끌어들이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심지어 지난해 2월 봄철 매장 재단장때는 롯데와 신세계의 끈질긴 방해공작
때문에 "시스템" "ENC" 등 4개의 A급 의류브랜드를 끝내 유치하지 못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달들어 경방필은 그때 입점시키지 못했던 "시스템" "ENC"는 물론
"데코" "GV2" "마르조" 등 유명브랜드를 대거 영입할수 있었다.

롯데와 신세계의 압력이 크게 약화된 반증이다.

경방필의 노순남 잡화부장은 "경기불황 덕에 롯데 신세계의 입접브랜드들에
대한 일방적 압력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으며 업체마다 매출이나 결제조건
등을 따져 입점할 백화점을 스스로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류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