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가 나쁜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 약물치료는 한계가 있고 대장을
잘라내는 수술이 훨씬 효과적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소화기관에 생기는 류머티즘.

류머티즘은 체내의 자기항원을 공격대상으로 오인해 항체가 지나치게
많이 생성됨으로써 생기는 병으로 대장염은 이같은 원인으로 대장이 온통
헐어버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피고름이 섞인 대변이 하루에도 십여번씩 나오고 대변후에도
개운치 않다.

흔히 세균성 이질로 오인되지만 이질처럼 1~2주만에 증상이 끝나는게
아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간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하면서 환자를
피말리게 한다.

서구인에게는 10만명당 5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이병이 국내에서도
심심찮게 발병하고 있다.

경희대병원 이기형(일반외과)교수는 "20대 후반에서 30대초반에 이르는
연령층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식생활이 서구화돼 동물성지방을
많이 섭취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급격한 생활환경변화에 따른 스트레스와 이로인한 정신적응장애도
상당한 유발요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궤양성 대장염 치료엔 류머티즘질환과 비슷한 약물요법이 쓰인다.

면역거부반응을 완화시키는 부신피질호르몬제, 항생소염작용이 있는
설파살라진, 비싼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이 쓰인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는 비교적 빨리 좋아진다.

그러나 약을 끊으면 90%정도가 재발하고 이들 약의 장기복용에 따른
부작용도 매우 심하다.

또 약을 10년이상 복용했을때 15%가 대장암에 걸리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이교수는 <>하루에 10회이상 혈변 또는 점액변으로 설사할때 <>1년이상
약물요법을 받아야 하거나 약물요법이 효과가 거의 없을때 <>대량출혈이나
대장천공이 생겼을때 수술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87년이후 2백50명에게 절제수술을 시행한 결과 대부분
호전됐다고 밝혔다.

경제적 조건과 수술후 치료만족도 등을 고려한다면 수술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수술은 대장 전체를 잘라내는 대수술이다.

직장까지 잘라 인공항문을 평생 달고 다녀야 하는 불편도 뒤따른다.

그러나 요즘엔 병변이 존재하는 직장의 점막조직만 벗겨내는 수술이
보편화됐다.

직장을 남겨둔채 소장일부를 변이 저장되는 주머니로 변모시킨후 소장과
직장을 직접 이어줘 그같은 불편을 극복할수 있게 됐다.

소장이 대장처럼 변하려면 1년이상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며 나중엔 하루에
4번정도 변을 보는 상태로 호전된다.

<정종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