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용 새차가 싼값에 대거 수출돼 해외공식딜러나 수입상(바이어)들이
수출이중가격문제를 제기하고 정비소홀로 한국차이미지마저 추락시키는 등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특별할인판매 등으로
싼값에 판 차를 국내소형무역업체(오퍼상)나 해외수입상들이 사들여 러시아
중국 몽골 베트남 중남미등에 수출하는 이른바 보따리형 새차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들 무역업체는 환율상승분만큼 가격을 내려 수출함에 따라 수출가격이
완성차업체의 정식수출가격보다 30~40% 낮게 형성되고 있다.

이같은 보따리형 새차 수출물량은 환율상승이 본격화되면서 급증, 최근
한달사이에 1천대를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수입차판매회사인 오토트레이딩 루프트재팬은 현대자동차의 아토스를
사들여가 15일부터 현지판매키로 해 현대자동차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정식으로 일본에 진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지수입상이 차를
팔 경우 한국차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관계자는 "완성차업계는 장기전략에 따라 수출하므로 환율이
올랐다고 해서 곧바로 가격을 내릴수 없으나 소형무역업체들은 단기수출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만큼 수출가격을 일시적으로 내릴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완성차업체의 공식딜러나 바이어들이 최근 수출가격이 이중으로
형성되는 꼴이라며 완성차업계에 수출가격을 내려 달라는 주문이나 항의서한
을 보내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완성차업체 영업소들이 내수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소형무역
업체들을 대상으로 새차 무더기 할인판매에 적극 나서고 수출업무지원까지
주선하고 있어 내수용 새차수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내수용차는 수출국 현지사양에도 맞지 않고 정비도 뒤따르지
못하는데다 유통질서마저 흐려 한국차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정상적인 수출을 지속하고 한국차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수용 새차할인수출을 자제해야 한다며 완성차업계가
직접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중고차수출이 급증하면서 적기에
부품이 공급되지 않고 정비도 이뤄지지 못해 한국차의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KOTRA는 작년에 3만5천7백32대에 달한 중고차수출이 올들어 5만대이상
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지속적인 수출유지를 위해선 부품생산 기간
연장과 정비센터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고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