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35년만에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신탁통치에서 벗어난다.

호세 데 베네시아 필리핀 하원의장은 23일 IMF 조사단과의 회의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필리핀은 오는 3월30일부터 IMF 감독체제에서 벗어나 IMF와의
예방성 차관협정 단계로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만일의 경제위기에 대비, IMF와 16억달러의 "예방성차관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방성 차관협정(precautionary arrangement)이란 경제위기시 필리핀이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기성차관의 일종.이번 예방성 차관규모는
16억~17억달러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5월11일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예정인데 베네시아 의장은 "우리는
재정 및 금융 목표들을 IMF계획에 맞추고 있다"면서 "그 범위안에서 지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브리엘 싱손 필리핀 중앙은행총재는 필리핀이 3월30일 이전에 IMF의
금융지원 최종분 3억4천만달러와 일본수출입은행의 자금지원분 3억달러 등
6억4천만달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싱손 총재는 6억4천만달러를 받을 경우 필리핀의 외화보유고는 근
1백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필리핀은 지난해 7월이후 아시아금융위기로 페소화가 미달러화에 대해
50% 가까이 폭락하면서 다시 외환고갈 사태를 맞았으나 건전한 재정운용으로
이제 경제자립의 길을 걷게 됐다.

< 조성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