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성큼 다가섰다.

IMF한파에도 남녘에선 벌써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렸다는 소식이다.

봄볕에 아른거리는 한강에도 겨울이 끝물이다.

물위에 비친 수양버들 가지에는 봄빛이 완연하다.

팔당호 주변 아름다운 강촌으로 봄내음을 맡으러 가본다.

<>팔당호 마현마을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강변마을 양수리에 이른다.

서정 넘치는 강변로를 따라 펼쳐지는 환상의 여로는 마현마을에서 절정을
이룬다.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면 마현마을은 팔당호를 끼고 있는 마을중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70여가구 1백여명이 모여사는 "호반에 떠 있는 작은 섬"같은 이 강촌에는
언제 찾아도 사람의 마음을 여유롭게 해주는 한적함이 배어 있다.

팔당댐에서 양수리쪽으로 약 3km정도 가다 철교 밑에서 우측으로
꺾어들어가면 마을로 이어지는 좁은 언덕길이 나온다.

고개를 넘으면 탁 트인 팔당호와 정겨운 시골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현마을은 다산 정약용이 태어난 곳이어서 다산마을이라고도 불린다.

다산이 태어나 18년을 살았고 또 노년의 18년을 저술에 전념하며 보낸
이곳엔 그 체취가 살아숨쉬고 있다.

마을 한복판에는 다산기념관((0346)567-9300)이 자리잡고 있다.

다산의 묘소가 있는 동산 아래쪽에 있는 이 기념관은 지난 90년 복원돼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기념관 앞길을 따라 강가로 내려가면 넓은 운동장이 있고 마을을 감싸고
있는 팔당호가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강변 자갈길은 산책로로도 일품이다.

강변에는 전통차와 토속음식을 파는 아뜨리라는 아담한 카페와 장어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강마을집 등 음식점이 있다.

<>광주 분원마을 =이조시대 백자의 생산지였던 경기도 광주군 남종면
분원마을도 팔당호를 낀 목가적 풍경이 더할 나위없이 빼어난 곳이다.

특히 분원마을에서 귀여리를 지나 검천리까지 이어지는 팔당호반
드라이브코스는 호젓하기 이를데 없어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분원리 가마터에는 현재 분원초등학교가 들어 서 있다.

학교로 올라가는 계단모퉁이와 운동장 주변에는 도자기 파편들이 널려 있다.

학교 입구 도로변에는 분원도요지 표지석이 우뚝 서서 지나간 역사를
전해주고 있다.

마을 중간의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팔당호반을 따라 난 산책로를
걷다보면 겨우내 쌓였던 스트레스가 싹 가신다.

분원마을은 팔당호가 들어서면서 논밭이 수몰돼 50여호만 남았고 이들은
대부분 붕어찜과 매운탕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 별미는 붕어찜인데 유대감집등 20여곳이 한 곳에 몰려 있다.

서울에서 분원마을을 가려면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광주IC를 빠져나와
팔당쪽으로 가다가 도마리에서 우회전, 광동교를 넘어선뒤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3km쯤 달리면 된다.

팔당호반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마현마을과 분원마을은 팔당대교와
팔당댐, 최근 개통된 양근대교와 양평대교 등을 이용, 강변경치를 만끽하며
운치있는 봄나들이를 즐길수 있는 곳이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