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1년안팎의 중기상품을 노려라"

시장금리가 비록 "게걸음"이긴 하지만 떨어지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수신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기존의 금융상품 투자전략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어떤 상품이 좋을까.

장기확정금리상품이 고려대상중 하나다.

연18%의 확정금리가 주어지는 3년이상 장기상품에 투자하면 더 없이 좋다.

그러나 사람사는게 어찌 마음대로 되는건가.

3년이상 굴릴 여윳돈이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니 말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줄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게 바로 중기상품.

만기 6개월에서 1년6개월짜리 상품을 활용하면 비교적 짧은 기간안에
효율적으로 돈을 굴릴 수 있다.

<> 중기상품엔 어떤 것이 있나

만기 1년안팎의 상품이라고 딱 정해진건 물론 없다.

대략 1년전후로 금리를 많이 주는 상품을 통틀어 중기상품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표적 중기상품으로 역시 실세금리연동형 정기예금이 꼽힌다.

3개월이상만 맡겨도 연18%수준이 보장된다.

확정금리이므로 일단 가입하면 금리변화에 애태울 필요가 없다.

상호신용금고의 정기예금도 역시 연18%안팎의 확정금리가 보장되는
대표적인 중기형 상품이다.

지난 1월까지 돌풍을 일으켰던 신종 적립신탁도 중기상품으로 분류된다.

비록 만기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1년만 맡기면 중도해지 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된다.

이밖에 정기저축 상호부금 가계금전신탁 적립식목적신탁 등도 만기 1년
안팎의 중기상품으로 분류된다.

<> 실세금리 연동형 정기예금 가입을 서둘러라

이 상품의 특징은 시장금리수준의 금리를 만기때까지 보장해주는 확정
금리라는 점.

실세금리에 연동돼 있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가입금리도 자동적
으로 떨어진다.

금리는 은행들이 매일 고시한다.

따라서 어제 가입한 사람과 오늘 가입한 사람의 금리가 서로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1천만원을 6개월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했다고 치자.

지난 2월초만해도 금리는 연20%.6개월후엔 이자(세전) 1백만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2월12일 가입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이날 금리는 연18%수준.

6개월후 이자는 9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불과 열흘차이로 10만원이 왔다갔다 하는게 바로 실세금리 연동형
정기예금이다.

최근엔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정부도 수신금리 인하를 강력히 종용하고 있다.

은행들도 정기예금 금리를 0.5%포인트씩 순차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연15%수준까지 하락시킨다는게 정부와 은행들의 방침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자명해 진다.

하루라도 빨리 가입을 서두르라는 것.

금리가 내리기 전에 가입하라는 것이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도 금리수준을 낮추는데 동의하려는 시점이다.

앞으로 시장금리는 물론 은행 여수신 금리도 하락세를 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적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실세금리 연동형
정기예금은 금리를 만기때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3개월이상 1년동안 여윳돈을 안전하게 굴리기에는 안성맞춤인 셈.

<> 특판상품과 신용금고 정기예금도 좋은 투자대상

특판상품은 일정기간만 파는 특별상품을 말한다.

백화점의 세일상품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특별상품이므로 당연히 보너스가 주어진다.

보너스는 다름아닌 금리.

특판기간에 가입하는 사람에겐 일반 정기예금보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것이다.

은행들은 지난 1월만 해도 특판상품을 팔았다.

그러나 정부의 금리인하 지시로 특판기간을 앞당기는 추세다.

따라서 특판상품을 파는 은행을 알아둔뒤 빨리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 특판 정기예금을 파는 은행은 상업 국민 동화 주택 산업은행 등.

금리는 연 18%안팎이다.

신용금고의 정기예금도 은행금리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현재 수준은 대략 6개월기준 연18~23%수준.

<> 신종 적립신탁은 여전히 메리트를 갖고 있다

신종 적립신탁이 사실상 폐지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정부가 지난 9일부터 만기를 1년이상으로 연장해 버렸기 때문이다.

신종 적립신탁은 종전까지 만기 6개월로 각광받았다.

배당률도 연20%를 웃돌아 은행권에선 가장 경쟁력있는 상품으로 꼽혀왔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만기를 늘리고 금리도 떨어뜨리라고 하니 메리트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시 따져보면 신종 적립신탁의 경쟁력은 여전하다.

단지 만기가 6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났다고 보면 된다.

신종 적립신탁의 만기가 6개월이었던 것은 가입후 6개월이 지나 중도해지
하면 수수료를 한푼도 물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도해지 수수료율을 <>6개월미만일 경우 원금의 2.0~3.0%
<>6개월이상 1년미만일 경우 1.5~2.5% <>1년이상 1년6개월미만일 경우 2%
이내로 중도해지 수수료율을 상향 조정했다.

즉 1년이 안돼 중도해지하는 사람은 반드시 해지수수료를 물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1년이 지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은행들이 알아서 2%이내의 수수료를 떼도록 했다.

은행들은 고객보호차원에서 1년이상이면 해지수수료를 한푼도 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신종 적립신탁이 완전 폐지된게 아니라 만기가 6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났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금리다.

신종 적립신탁은 실적배당형이다.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동반하락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은행들의 평균 배당률은 지난 1월만해도 연22~23%에 달했으나
2월1일에서 10일중 평균 배당률은 연20~21%로 하락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배당률 하락속도는 시장금리 하락속도보다 더디다.

은행들은 이미 지난해 12월과 1월중 고수익채권 등을 집중 매입해둔
상태다.

신규로 들어온 자금도 기존 자금과 합쳐 운용한다.

시장금리가 떨어져도 고수익 채권 등이 이를 떠받쳐줘 금리하락을
저지하게 된다.

물타기효과가 있는 셈이다.

은행들이 예상하는 올 연간 평균 배당률은 대략 연18%안팎이다.

이만하면 1년짜리 상품으로 여전히 메리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영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