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

이른바 "아나바다"가 절실한 시대다.

사무실 역시 공간의 효율화가 우선과제.

기업마다 슬림화를 꾀하는 지금 같은 인건비를 가지고 공간과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일종의 "아나바다"운동이라 할수 있다.

사무실마다 업무시간중엔 비어있는 자리가 많다.

외국의 많은 회사들,특히 판매 유통 영업 컨설팅등이 주업종인 회사에서는
같은 공간을 여러 사람이 나눠쓰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호텔링오피스다.

많은 사람들은 긴밀한 대화나 업무집중을 위해 독립된 공간을 원한다.

임원급은 독립사무실을 사용하고 그밖의 직원들은 개방된 공간을
이용하는 경우가 일반적.

그러나 일부 독립사무실도 시간활용면에서 본다면 비어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비효율적일수 있다.

업무상 독립공간이 필요한 사람들끼리 독립사무실을 시간대별로 나눠
사용하면 어떨까.

예를 들면 A팀장이 타사 사람들과 미팅하기로 한 오전10시에서 12시
사이에 필요한 독립오피스를 예약해놓고 사용하는 것이다.

호텔방을 예약하는 것처럼.밤에 조용히 업무를 보고 싶은 사람은
밤시간대에 야경이 좋은 사무실을 예약해 일할 수도 있다.

이런 호텔링오피스는 시간을 예약해 사용하는 공동책상과 일맥상통하지만
책상이나 집기뿐 아니라 공간 자체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 가구회사인 크놀은 유동적 업무스타일시대를 선도하는 개념으로
개발한 호텔링 사무환경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사방이 벽으로 막힌 기존의 독립사무실과 개방된 사무공간의
중간형태.

벽체는 없지만 가구와 독립천장을 둬 개별구역을 호텔방처럼 예약사용한다.

벽체 공사비를 줄이고 구역간 이동을 보다 원활하게 유도한 것이 장점.

기존의 독립사무실보다 프라이버시면에서는 떨어지지만 천장이 별도로
있어 소리차단 효과를 기대할수 있다.

호텔링오피스나 공동책상과 같은 새로운 사무환경의 도입은 업무자
스스로 기존의 내공간, 내자리의 개념을 탈피하고 업무시간과 순서를
자율조절하는 새로운 업무형태를 요구한다.

<박성완 기자>

자료제공=(주)중앙디자인 디자인연구소 이혜연 소장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