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선물거래소 위치 경제논리로 풀어야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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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 현대선물 사장 >
한국에도 선물거래소가 개장될 예정이다.
미국 일본 영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물론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과
같은 웬만한 아시아 국가들이 선물시장을 이미 갖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금년 하반기로 예정된 국내 거래소 개장은 다소 늦은감 마저 있다.
이를 위해 거래소준비단과 협회 관계자및 각 회원사들은 재경원과의
협의를 통해 지난 1~2년간 나름대로의 노력을 최대한 경주해 오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뒤늦게나마 준비하고 있는 선물거래소의 위치선정을 위해
그동안 서울과 부산 두가지 안을 놓고 업계및 관계자들은 상당히 고심해
왔다.
성공적인 선물거래를 위한 고객기반, 거래시스템 관리상의 효율성및
안정성, 국내및 해외투자자들의 업무편의성 등 여러가지 요건들을 고려한
끝에 지난 1월 회원사들이 모인 총회에서 절대적인 다수가 서울 여의도에
거래소를 설치하기로 결론을 낸 바 있다.
회원사들의 이러한 위치선정에 대해 그동안 부산유치를 주장해 왔던
사람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치 사회적 고려를 내세우며 선물거래소
부산유치를 재론하고 있다.
그러나 선물거래소 부산유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비현실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첫째 시장형성 가능성이다.
모든 시장이 다 그렇듯 선물시장도 필요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돼야
한다.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기 위해서는 고객과 상인및 상점이 있어야 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이 있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고객과 상인이 서울에 있는 상황에서 덩그러니 상점만
부산에 열어 놓고 시장이 잘 형성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아무리 정보사회의
여러가지 장점들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많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모든 선진국의 선물시장은 1차적으로 그 나라의 수도에 개설되어 있고
일본이나 중국 등 지방 선물시장의 경우 그 지방 고유의 상품이 거래전통과
묶여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선물시장의 주요상품이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선물시장은 자연히 국내에서 금융시장이 가장 잘 발달되어 있는
서울에 설립되는 것이 순리이다.
부산유치를 원하는 사람들의 주장처럼 선물거래소를 부산에 유치하게 되면
부산의 금융시장이 발달될 것이라는 기대는 앞뒤가 뒤바뀐 것이다.
둘째는 거래 시스템상의 효율성과 안정성 문제이다.
이번에 설립된 선물거래소의 모든 거래는 1백% 전산에 의해 이루어지게
된다.
전산거래의 생명은 효율성과 안정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고객과
회원사들이 서울에 위치한 현 상황에서 부산에 거래시스템이 설치될 경우
거래소및 회원사 시스템 설치및 거래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중비용은 말할
것도 없고 거래과정에서 원거리 통신에 따른 통신의 질, 유지보수 등의
애로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기술적인 여러가지 문제들은 새로 설립될
거래소의 대내외 신인도에도 매우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에 새로 형성될 선물시장의 주요고객이
국내고객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또 그래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번 IMF체제하에서 더욱 가속화 되어가고 있는 국내 금융및 자본시장
개방과정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아쉬워 하고 있는 부분중 하나가 바로
그들의 대 원화 환리스크에 대한 헤지수단의 부족이다.
바꾸어 말하면 국내에 선물시장이 잘 형성되는 경우 많은 외국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 참여할 수 있고 또 선물시장에 참여함으로써 그들은
현물시장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외국 투자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선물거래소가 그들을 찾아가야지 그 반대의 경우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지역경제의 활성화도 중요한 정책 목표이고 선물거래소 유치를 위해
애쓰는 부산지역사람들의 취지와 뜻도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전산거래소라는 국내선물거래소의 특성상 고용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고 또 지역경제에도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안될 것이다.
선물거래소 부산유치를 강행하여 성공적인 시장형성에 실패하는 경우
수천억원에 달하는 업계 전체의 투자에 대한 손실은 차치하고라도 그
실패로 야기되는 대외 신인도의 손상및 국가경제의 보이지 않는 기회
손실은 실로 막대할 것이다.
선물거래소는 국내에도 향후 여러 지역에서 설립될 수 있다.
단 특정 지역에서 선물거래소를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 그 지역에는
선물시장 형성에 필요한 금융 또는 상품에 대한 현물시장이 우선적으로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IMF한파속에서 금융산업의 구조개혁이 시급한 현 상황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에 우선하여 새정부가 천명하고 지향하는 시장경제의
원리와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선물시장의 개설을 위한 노력과
지혜가 모아져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6일자).
한국에도 선물거래소가 개장될 예정이다.
미국 일본 영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물론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과
같은 웬만한 아시아 국가들이 선물시장을 이미 갖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금년 하반기로 예정된 국내 거래소 개장은 다소 늦은감 마저 있다.
이를 위해 거래소준비단과 협회 관계자및 각 회원사들은 재경원과의
협의를 통해 지난 1~2년간 나름대로의 노력을 최대한 경주해 오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뒤늦게나마 준비하고 있는 선물거래소의 위치선정을 위해
그동안 서울과 부산 두가지 안을 놓고 업계및 관계자들은 상당히 고심해
왔다.
성공적인 선물거래를 위한 고객기반, 거래시스템 관리상의 효율성및
안정성, 국내및 해외투자자들의 업무편의성 등 여러가지 요건들을 고려한
끝에 지난 1월 회원사들이 모인 총회에서 절대적인 다수가 서울 여의도에
거래소를 설치하기로 결론을 낸 바 있다.
회원사들의 이러한 위치선정에 대해 그동안 부산유치를 주장해 왔던
사람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치 사회적 고려를 내세우며 선물거래소
부산유치를 재론하고 있다.
그러나 선물거래소 부산유치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비현실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첫째 시장형성 가능성이다.
모든 시장이 다 그렇듯 선물시장도 필요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돼야
한다.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기 위해서는 고객과 상인및 상점이 있어야 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이 있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고객과 상인이 서울에 있는 상황에서 덩그러니 상점만
부산에 열어 놓고 시장이 잘 형성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아무리 정보사회의
여러가지 장점들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많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모든 선진국의 선물시장은 1차적으로 그 나라의 수도에 개설되어 있고
일본이나 중국 등 지방 선물시장의 경우 그 지방 고유의 상품이 거래전통과
묶여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선물시장의 주요상품이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선물시장은 자연히 국내에서 금융시장이 가장 잘 발달되어 있는
서울에 설립되는 것이 순리이다.
부산유치를 원하는 사람들의 주장처럼 선물거래소를 부산에 유치하게 되면
부산의 금융시장이 발달될 것이라는 기대는 앞뒤가 뒤바뀐 것이다.
둘째는 거래 시스템상의 효율성과 안정성 문제이다.
이번에 설립된 선물거래소의 모든 거래는 1백% 전산에 의해 이루어지게
된다.
전산거래의 생명은 효율성과 안정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고객과
회원사들이 서울에 위치한 현 상황에서 부산에 거래시스템이 설치될 경우
거래소및 회원사 시스템 설치및 거래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중비용은 말할
것도 없고 거래과정에서 원거리 통신에 따른 통신의 질, 유지보수 등의
애로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기술적인 여러가지 문제들은 새로 설립될
거래소의 대내외 신인도에도 매우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에 새로 형성될 선물시장의 주요고객이
국내고객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또 그래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번 IMF체제하에서 더욱 가속화 되어가고 있는 국내 금융및 자본시장
개방과정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아쉬워 하고 있는 부분중 하나가 바로
그들의 대 원화 환리스크에 대한 헤지수단의 부족이다.
바꾸어 말하면 국내에 선물시장이 잘 형성되는 경우 많은 외국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 참여할 수 있고 또 선물시장에 참여함으로써 그들은
현물시장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외국 투자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선물거래소가 그들을 찾아가야지 그 반대의 경우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지역경제의 활성화도 중요한 정책 목표이고 선물거래소 유치를 위해
애쓰는 부산지역사람들의 취지와 뜻도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전산거래소라는 국내선물거래소의 특성상 고용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고 또 지역경제에도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안될 것이다.
선물거래소 부산유치를 강행하여 성공적인 시장형성에 실패하는 경우
수천억원에 달하는 업계 전체의 투자에 대한 손실은 차치하고라도 그
실패로 야기되는 대외 신인도의 손상및 국가경제의 보이지 않는 기회
손실은 실로 막대할 것이다.
선물거래소는 국내에도 향후 여러 지역에서 설립될 수 있다.
단 특정 지역에서 선물거래소를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 그 지역에는
선물시장 형성에 필요한 금융 또는 상품에 대한 현물시장이 우선적으로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IMF한파속에서 금융산업의 구조개혁이 시급한 현 상황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에 우선하여 새정부가 천명하고 지향하는 시장경제의
원리와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선물시장의 개설을 위한 노력과
지혜가 모아져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