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가 등장하는 실험적인 영화와 간절하고 아름다운 사랑얘기.

전혀 다른 느낌의 신인감독 작품 2편이 24일 동시에 개봉된다.

이서군 감독의 "러브 러브"와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가
그 영화.

이서군 감독은 영화 "301.302"(감독 박철수)의 시나리오작가로 잘 알려진
신예.

"자살파티" "Delivery" 등 3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고 상업영화는
처음이다.

허진호 감독은 박광수 감독의 조감독으로 "그섬에 가고 싶다"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작업을 함께 했다.

"러브 러브(Rub Love)"는 만화가와 청부살인자의 사랑과 이별얘기.

만화가 조한(안재욱)은 사랑하는 킬러 나나(이지은)를 붙잡기 위해
기억을 없애는 캡슐을 먹이지만 나나가 기억을 잃고 헤매는 동안 그의
사랑도 식어간다는 줄거리를 담았다.

이서군 감독은 제작전 "2028년이라는 미래를 배경으로 기억과 사랑에
관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극중 호텔로 전통한옥을 등장시키고 나나에게 중국의상을 입혀
전반적인 느낌은 미래와 거리가 멀다.

감독은 "고정관념에 얽매이기 싫었다"고 말하지만 관객을 얼마나
설득할수 있을 지는 미지수.

제작자 박철수 감독(박철수필름 대표)은 "대중의 관점에서 이견이 있을수
있지만 신인다운 실험성과 창조성은 근래 찾아보기 어렵다"며 특히 다양한
촬영기법 등 기술적인 면을 높이 평가했다.

이서군 감독은 현재 미국 뉴욕대 영화학과에 재학중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죽음을 앞둔 사진사(한석규)와 앳된 주차단속원
(심은하)의 가슴아픈 사랑얘기.

"접속" "편지"에 이은 멜러영화라는 점과 "흥행 보증수표" 한석규의
캐스팅때문에 벌써부터 히트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변두리 사진사와 주차단속원의 만남, 고스톱판, 마지막 사진을 곱게
남기고 싶다며 사진관을 찾는 할머니 등 사실적이고도 애잔한 얘기들이
간결하게 그려졌다.

허진호 감독은 "요절한 가수 김광석씨의 영정을 보면서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기획당시 원제는 "즐거운 편지".

앞서 나온 영화 "편지"(감독 이정국)때문에 제목을 바꿨다.

제작사는 우노필름(대표 차승재), 일신창업투자가 제작비를 댔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