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한파의 여파로 프리미엄을 표방하던 제품들이 된서리를
맞고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건강 기능성을 강조하던 우유 오렌지주스
소주 등 프리미엄제품들의 매출이 지난해 12월이후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통업계에서 할인점이 호황을 보이는 반면 프리미엄급 매장인 백화점
의 매출이 뚝 떨어지는 현상과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서울우유의 어린이전용우유인 "앙팡"은 1리터 짜리가 1천4백원으로
일반제품보다 12% 비싸지만 DHA(뇌세포구성물질), 칼슘보강 등을 내세워
96년 12월에 하루평균 80만개씩 팔았다.

불황의 파도가 본격적으로 몰아닥친 지난해 12월에는 하루매출이 75만개
정도에 그쳐 6%정도 줄었다.

일반우유의 경우 7~8%정도 매출이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해태유업도 최근 일반우유의 매출이 5%정도 감소한 것에 비해 프리미엄급인
"엘리트" 우유는 10%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남양유업의 아인슈타인 등 다른 우유회사들의 프리미엄급 우유도
비슷한 사정이다.

롯데칠성 해태유업 등의 오렌지주스는 오렌지과즙 1백% 프리미엄주스
병제품의 경우 최근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5%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병제품은 1.5리터 짜리가 3천7백원 가량으로 절반가격인 페트
용기로 수요가 대체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8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고급냉장유통주스는 당초
예상판매의 절반정도인 5만~6만박스(12개들이)밖에 팔려 나가지 않고 있으며
해태유업 파스퇴르도 비슷한 처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12년이상 숙성한 프리미엄급 위스키의 경우 지난달 판매액이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소주는 지난달 일반제품의 판매액은 12% 증가했으나 프리미엄급은 오히려
30% 가까이 감소했다.

관련업체들은 앞으로 프리미엄급 제품의 감소세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
올해 사업계획에서 이들 제품의 생산을 줄일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