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의 매각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금융통화운영위원회는 오는 15일 임시회의를 열고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한뒤 감자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두 은행도 사실상의 정리해고를 실시, 1천2백여명을 이달중 감원한뒤
단계적으로 감원수를 늘리기로 했다.

이에따라 두 은행을 매각하기 위한 정지작업은 이달중 마무리돼 빠르면
다음달초 외국계은행에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정리해고 실시 =제일은행은 5백여명을, 서울은행은 6백20여명을
사실상의 정리해고를 통해 감원한다.

두 은행은 1차로 1천2백여명을 감원한뒤 단계적으로 직원수를 현재(각각
8천여명)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두 은행이 금융권에선 처음으로 정리해고를 실시하면서까지 감원에 나선
것은 두 은행을 원활하게 매각하기 위해선 "몸집줄이기"가 필수적이라는
정부의 판단에서다.

정부는 외국은행에 대한 매각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직원및 점포축소를
단계적으로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특히 명예퇴직은 있을수 없다며 정리해고를 고집, 금융권에
정리해고가 본격 도입되게 됐다.

<> 감자명령 =은행감독원은 9일부터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에 각각 20명씩의
검사역을 파견, 자산부채실사에 착수한다.

검사역들은 두 은행에 파견돼 <>자산부채실사 <>예금지급능력 <>업무집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실사에는 삼일회계법인 법무사무소 세계은행(IBRD) 컨설턴트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도 참여하게 된다.

은감원은 오는 14일까지 자산부채실사를 마무리짓고 오는 15일 열리는
임시금통위에서 두 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는 채무가 자산을 초과하고
정상적인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은행을 금통위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 감자명령을 내릴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금통위는 15일 두 은행을 부실은행으로 판정함과 동시에 감자명령을 내릴
계획이어서 이날 정부출연(각각 1조3천억원규모)도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감자비율은 자산부채실사가 끝나야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은감원은 밝혔다.

현재로선 구주합병방식의 5대1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제일 서울은행에 대한 감자및 정부출연등 매각을 위한 절차는
15일 완료된다.

정부는 가능하면 이달안에 두 은행에 대한 매각공고를 낸뒤 공개경쟁입찰을
거쳐 매각할 계획이다.

따라서 공고기간을 감안할 경우 다음달초면 두 은행의 새 주인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