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상당수
기업들이 금융분야 신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규제완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일 정부의 금융개혁정책으로 금융기관의
퇴출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금융분야 진출을 추진중인 기업들로는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와 이토추,
닛쇼이와이, 편의점 체인인 am/pm저팬, 패밀리마트 등이 대표적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마루베니상사는 무역업에서 쌓은 금융분야 노하우를 바탕으로 증권과
펀드운용사업에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 관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마루베니상사는 금융빅뱅이 서서히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이미 사내에
테스크포스팀을 구성, 시범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펀드사업을
진행해왔다.
이 회사는 조만간 매 분기마다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규펀드를
발행키로 하는 한편 일본에 진출해 있는 해외 금융자본과 합작해 기존
증권사 인수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마루베니가 이처럼 금융업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무엇보다 기존 국제무역
부문에서 쌓은 노하우가 금융분야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기존 금융업계가 경계의 시각을 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무라증권의 노보유키이사는 "마루베니를 비롯해 대부분의 종합상사들이
해외 프로젝트 추진과정에서 쌓은 파이낸싱, 리스 등 풍부한 자금운용
경험은 금융업 진출시 상당한 경쟁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신규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은 기존의 낡은 금융시스템보다는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일본 금융계에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루베니는 금융업 진출이 성사될 경우 무역보다는 금융부문이 수익성
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고 그룹내 주력사업 분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정종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