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해외시장에서 승부 건다"

삼성SDS 남궁석, LG-EDS시스템 김범수, 현대정보기술 김택호사장 등 주요
시스템통합(SI)업체 사장들이 올 신년사에서 강조한 화두이다.

해외시장에서 "IMF(국제통화기금)위기"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각 업체가 해외시장을 넘보는 데는 이유가 있다.

IMF한파로 수익의 70~80%를 의존하던 그룹내 사업(SM)물량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재정긴축에 따른 공공프로젝트 감소로 올 SI시장은 작년보다
5~10%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이와함께 전면적인 시장개방으로 국내시장에서도 선진 SI업체와
경쟁해야하는 이중고에 빠져있다.

이같은 위기 상황에서 SI업계는 "공격이 최고의 수비"라는 전략을
선택했다.

대우정보시스템의 유완재사장은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경쟁력 강화의
기회"라며 "기술 서비스 영업등 모든 분야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춰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업계 분위기를 설명했다.

각 업체는 우선 해외 사무소 확충에 나섰다.

삼성SDS는 미국 중국 일본 등의 현지사무소 외에 베트남 인도등에
사무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현대정보기술은 싱가포르, LG-EDS는 영국 및 이탈리아, 쌍용정보통신은
싱가포르 등으로 진출할 방침이다.

이들의 해외진출 전략은 단품 패키지소프트웨어(SW)수출에서부터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삼성SDS는 작년 수주한 베트남의 스카다(원방감시제어시스템)구축 사업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중국과 프로젝트 수주 협상을 진행중이다.

현대정보기술은 의료영상저장전송장치인 PACS 및 공정관리 SW인 퍼트웨어
등을 수출상품으로 개발, 동남아 중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LG-EDS는 신설될 영국 및 이탈리아 법인을 기반으로 유럽내 국내기업의
전산시스템구축 사업을 구상중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폴란드 루마니아의 현지법인을 발판으로 동유럽 및
러시아시장을 넘보고 있으며 포스데이타는 IBM과의 전략적제휴를 기반으로
미국 캐나다 중남미 등을 공략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와함께 외국 업체의 공략으로 부터 국내시장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도 고심하고 있다.

LG-EDS의 오혜진SI본부장은 "전산업에 걸쳐 외국 업체가 국내시장에
진출하면서 SI업체도 함께 들어올 것"이라며 "외국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만족할 만한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업계 일각에서 일고있는 무분별한 덤핑수주 자제, 컨소시엄구성을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 교육에 대한 대폭적인 투자, 고부가가치 분야로의
전환 움직임 등은 국내 SI업계의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경쟁력강화에 혼신의 힘을 쏟는다면 지금의 위기는 또다른 성장을
위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한우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