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아시아국들의 통화가치가 올들어 연쇄동반하락하는 것은 일본
경제의 침체에서 시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아시아국들은 통화가치하락으로 수출경쟁력이 향상됐으나 대일
수출이 오히려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외환시장의 일본엔화는 7일 현재 달러당 1백34.30엔에 거래됐으며
전날에는 한때 6년여만에 최저치인 달러당 1백34.38엔을 기록했다.

엔화는 올들어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자극받은 아시아국들의
통화는 이날까지 3일연속 사상최저치를 경신하는 폭락국면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루피아는 7일 장중 달러당 8,400루피아, 태국 바트화도
달러당 54.10바트까지 밀려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들어 일본엔화와 아시아국들의 통화가치가 "일본
경제침체→엔화하락→아시아통화하락→엔화재하락"의 연쇄적 동반하락의
순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노무라싱가포르의 폰첸혼 수석부사장은 "과거 멕시코외환위기때
미국이 했던 역할을 일본이 전혀 못하고 있다"며 아시아국들은 일본경제
침체로 통화가치하락에 따른 수출증대효과를 누릴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와관련 일본통산성은 작년 11월중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4개국의
일본수출이 전년동월보다 10.7% 떨어졌으며 한국의 대일수출도 역시 9.1%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이처럼 일본경제가 아시아국 수출의 흡수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일본
경제가 낙후된 금융부문 등의 체질개혁을 통해 대외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아시아국들의 위기국면은 장기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 박재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