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수도 사나 중심가에서 한국영사의 부인과 딸, 그리고 한국인
사업가 등 3명이 지방부족 출신의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 한
서방외교관이 6일 말했다.

이 외교관은 총을 든 괴한이 5일 저녁 수박을 사기 위해 시내에 나온
한국인들을 납치했다면서 무장괴한은 한국인들이 탄 대사관 차량이 시내에
정차한 틈을 타 차량에 침입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현지인은 납치범들은 하다족으로 예멘정부가 하다족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형과 태형을 선고받은 3명을 처형하지 않은데
불만을 품고 이번 일을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하다족은 예멘 항소법원이 성폭행범 4명 모두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나
최고법원이 소년을 납치한 1명에 대해서만 사형을 확정하자 지난해
10월에도 러시아 의사 2명과 그 부인들을 납치한 바 있다.

소년 성폭행범들중 소년을 납치한 1명은 지난해 12월 공개처형됐으나
성폭행에만 가담한 나머지 3명은 5~10년의 징역형과 태형을 선고받았다.

예멘에서는 지난해에만 30여명의 외국인들이 납치되는 등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각 부족들의 외국인 납치사건이 빈발하고
있으나 지난해의 경우 하다족에게 납치된 러시아인 등 납치된 외국인
모두가 무사히 풀려났다.

한편 현지 한국대사관 관리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의 취재요청에
아직까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