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김경식 특파원 ]일본 금융기관들은 한국 금융기관들에 대한
단기 외화대출금의 만기를 연장해 주는 조건으로 리스트럭처링(구조
조정)을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현지 금융기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도쿄 미쓰비시은행등 9개
도시은행과 농림중앙금고등 10개 금융기관들은 다음주초 열리게 될
실무책임자회의에서 이같은 방침을 확정,한국 금융기관들에게 전달
할 계획이다.

이 회의에서 일본금융기관들은 또 한국 금융기관들에 대한 대출금
만기를 앞으로는 가급적 짧게 운용키로 하고 최장 운용기간을 5년
이내로 제한키로 했다.

이와함께 한국 금융기관들의 만기가 돌아온 대출금뿐 아니라 기존
융자분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사실상의 국채로 전
환시키는 등의 채권보전대책도 마련해 요구키로 확정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일본측이 이처럼 까다로운 융자조건을 마련함에 따
라 현지 한국 금융기관들의 외화자금 조달난이 당분간 완전 해소되기
힘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 국내 금융기관들의 단기 차입금 만기를 연장받는 방법으로
외환위기 고비를 넘기기 위해 2백억달러에 달하는 정부 지급보증 방
안을 마련,국회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기존 대출금에 대해서도 지급보증을 서달라는 외국계 은행들의
요구에 대해서는 여전히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