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상수지가 4년여만에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는데도 불구하고
자본수지는 사상최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 10월 9천만
달러의 흑자를 보였던 자본수지가 지난달에는 20억달러 적자로 반전됐다.

이같은 적자규모는 월간기준 사상 최대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국내에 들어와 있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속히 빠져 나가고 외국자본의 도입은 크게 줄어들어 자본수지
가 사상 최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내국인의 해외직.간접투자 등 자본유출은 해외자산 감소로 오히려
6억3천만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주식투자자금의 순유출이 지속되고 외화증권 발행과 무역관련
신용의 도입이 줄어들면서 자본도입이 26억3천만달러나 격감했다.

올들어 지난 11월말까지의 자본수지 흑자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백51억8천만달러보다 무려 50억달러가 줄어든 1백1억8천만달러에 그쳤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전달의 4천만달러 적자에서 6억7천만달러의 흑자로
돌아섰다.

무역외수지의 적자규모는 전달의 6억6천만달러에서 1억6천만달러로 대폭
축소됐으며 이전수지도 전달의 1천만달러 적자에서 3천만달러 흑자로 반전
됐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전달의 7억1천만달러 적자에서 5억4천만달러의
흑자로 돌아서 지난 93년 12월(5억6천만달러 흑자)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