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부도, 환율급등, 조달금리 급상승 등으로 25개 일반은행의 올해 적자
(당기순손실)규모가 모두 5조여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사상 최악의 결산성적표가 예고되고 있는 셈이다.

29일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25개 일반은행의 올해 결산결과 국민
하나 보람 등 3-4개를 제외하곤 나머지 은행은 모두 적자를 낼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특히 3-4개은행은 적자규모가 자기자본규모를 잠식할 정도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각각 1조원대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두 은행은 그러나 "결산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이같은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형시중은행들도 은감원의 결산기준에 따라 유가증권평가충당금과
대손충당금을 각각 적립하더라도 수천억원씩의 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은행별로는 <>조흥 3천억원 안팎 <>상업 3천7백억원 <>한일 3천억원 안팎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돼 5대 시중은행의 적자규모만 족히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외환은행은 최악의 경우 4백억원 적자를 추정했으며 지방은행들도
대부분 적자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 1-2개와 지방은행 1-2개 등 3-4개은행은 자기자본을 모두
잠식할 만큼의 당기순손실이 예상돼 내년 금융산업개편의 주요 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은행관계자들은 그러나 "금융시장의 상황이 워낙 유동적이어서 결산수치가
매일 달라지고 있어 연말이 돼봐야 정확한 적자규모를 알수 있다"며 "특히
올해는 부실채권정리기금에 부실채권을 대거 매각한 것이 회계상 손실로
처리되기 때문에 업무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현상도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올 업무이익의 경우 <>국민 5천4백25억원(작년 5천1백18억원) <>상업
2천5백억원(3천9백55억원) <>외환 4천억원(4천1백85억원) 등으로 추정됐다.

<하영춘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