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속에서 기회를 잡아라"

구미공단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LG마이크론(대표 이채우)은 IMF관리경제를
극복하기 위한 "역전의 경영"열기로 차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영상브라운관의 핵심부품인 섀도마스크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국내 굴지의 업체들에 납품하면서 연평균 30%의 고속성장을 해온
우량기업.

이런 기업에도 IMF 파고는 밀려왔다.

외화차입에 따른 환차손으로 올해 번 것을 다 까먹게 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납품선들 까지 환차손을 이유로 단가인하를 요구,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역전의 경영"을
펴기시작했다.

물론 노사합의를 바탕으로 함께 뛰고 있다.

이채우 사장은 "최근 국산품 애용이라는 시대적인 요구를 적극 활용하면
품질 등을 이유로 수입되는 외국산 제품을 시장에서 몰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한다.

회사측이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품질 개선.

노조도 적극 호응해 대의원들이 직접 현장에서 불량품 추방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주간근무만 해온 검사팀은 불량품을 완전히 없앤다는 각오로
철야작업까지 불사하고 있다.

사내 기술 개발활동인 "수퍼A"를 통해 3년만에 수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여 1백3억원의 손익을 개선하는 개가를 올리기도했다.

이제는 고급기술인 CDT분야의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부적인 거품제거 작업도 활발히 추진중이다.

바로 LL(Lossless)운동이다.

이의 일환으로 전등한등 아껴쓰기, 절전형 장비의 교체 등을 실시해 연간
4억원의 경비를 절감했다.

또 원재료의 사용량 분석과 공정의 자동화 등으로 올 들어서만 총 17억원의
경비를 줄였다.

최근 환경이 더 어려워지자 지난 5일에는 경제위기극복을 위한
실천결의대회와 서명식을 갖고 자가용 함께 타기, 절전.절수의 생활화
등 초긴축 태세에 들어갔다.

각 팀별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모든 개선항목에 대한 체계적
점검에 돌입했다.

이미 워크숍 개최장소를 호텔에서 사내로 변경했고 연하장과 송년회를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사보의 지면을 줄이고 결재서류도 컬러를 없애고 규격도 줄였다.

심지어 개인사물함에 있던 문구류를 모두 수합해 공용으로 바꿨다.

그결과 1년동안 사용할 만한 양을 새로 확보하게 됐다.

임원들은 스스로 상여금을 반납했고 노조도 생산이 밀리면 휴무때도
나와 근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각종 기념품 등 불요불급한 선물은 예산을 삭감했다.

그러나 어렵다고 해서 모든 부문의 예산을 깎기만하는 것은 아니다.

돈을 더써 더큰 효과를 거둘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이 회사는 오는 99년까지 1천억원을 투자하는 의욕적인 사업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내년 매출 목표도 올해보다 두배인 3천억원으로 늘려잡고 원가 30%절감과
고객불량률 3천PPM이하 달성도 결의했다.

< 대구=신경원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2일자).